숨진 권익위 간부 “수뇌부가 ‘명품백 사건’ 종결 밀어붙여 힘들다” 지인에 토로

“내 생각은 달랐지만 반대할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힘들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사건 등의 조사를 지휘한 국민권익위원회 고위 인사가 8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평소 지인에게 "심리적으로 힘들고 어렵다"는 취지의 호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권익위 소속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부패방지국 국장 직무 대리 역할을 하면서, 최근까지 청렴 정책 등을 총괄해왔다.

청탁금지법 담당으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신고 사건의 조사도 지휘했다.

앞서 권익위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 6월 10일 '위반 사항이 없다'며 종결 처리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단상에 나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도 했다.

A씨는 여야간 정치적 논란을 야기한 민감 사건을 잇달아 처리한 데 이어, 최근 권익위가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스트레스와 업무 과중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JTBC에 따르면 A씨는 최근 지인과의 통화에서 "권익위 수뇌부 인사가 이 사안을 종결하도록 밀어붙였고, 나의 생각은 달랐지만 반대할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일 지인에게 "심리적으로 힘들다. 최근 실망을 드리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다. 참 어렵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본부는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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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