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마치고 나온 이재명, “ 답 정해져 있어, 기소 명백…법정서 진실 밝힐 것“

12시간 동안 진행…“조사 자료에서 납득할 만한 것 없어”
‘티타임’ 생략, 설렁탕 주문해 내부에서 식사
“검찰, 답 정해 놓고 있어, 법정에서 진실 가리겠다”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12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는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오전 10시45분쯤부터 오후 10시42분까지 약 12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미리 준비해온 A4용지 10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했으며 검사의 질문에는 최소한만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검찰 조사는 이날 오후 7시쯤 마무리됐으며 이후에는 장시간 조서열람이 진행됐다.

이 대표는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검찰에) 충실하게 소명할 거 소명했다”며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다고 생각하고 조사과정에서도 그런 점 많이 느껴졌다. 조사 자료들 봐도 제가 납득할만한 것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다. 이 대표가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기업들로부터 성남FC(제3자)에 후원금을 내도록 해 이득을 보게 한 뒤 그 대가로 기업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거론되는 기업들은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성남에 있는 6곳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들 기업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받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에는 제3자 뇌물공여 협의에 대한 법률적 반박논리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유력 인사를 소환 조사할 때 예우 차원에서 수사 책임자와 ‘티타임’ 등을 거치기도 하는데, 이날 이 대표 측의 거절로 티타임은 생략됐다.

이 대표는 광주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와 함께 조사에 임했고, 검찰은 유민종 형사3부장이 직접 조사를 맡았다.

이 대표는 점심 식사도 설렁탕을 주문해 내부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11월 ‘친형 강제 입원’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성남지청에 출석했을 당시엔 조사 시작 5시간 만에 점심 식사를 위해 잠시 외출했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기소”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검찰에게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지난 2016~2018년 사이 네이버·두산건설 등 6개 기업으로부터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다.

이날 이 대표의 출석에는 박 원내대표와 정청래·박찬대·고민정·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개별 의원·당직자 등 40여명이 넘는 당 인사들이 동행했다. 진보·보수단체들도 검찰 앞에 대거 운집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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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