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집무실 이전, 직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
"6월까진 국방부·靑 위기센터 동시 가동"
또 윤 당선인이 10일 취임과 동시에 용산 집무실로 출근해도 6월까지는 용산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동시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졸속 이전’ 우려가 일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 “최대한 조기 안정화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겠다”면서도 “정확한 논의 과정을 몰라 (당선인에게) 직언드릴 위치는 아니다”라고 발을 뺐다.
이종섭 "위기 조치와 무관한 소수만 이동"
이날 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역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이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용산 동빙고동에 있는 군인 관사 아파트가 윤석열 정부 청와대(대통령실)에 일부 빼앗기고 이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안 의원이 ‘국방부 근처에 있는 관사 아파트는 안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5분 대기조’인데 이들이 종로 모처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이냐’고 이 후보자를 거듭 다그치자, 그는 “이전 인원은 소수이고 위기 조치와 무관한 사람들”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대통령실 경호처는 최근 국방부에 “대통령실 긴급출동 대상자를 위해 동빙고동 군 관사와 경호처 소관 관사(종로구 소재) 간 재산 교환”을 요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관저 및 경호동 활용을 위해 육군참모총장 관사는 지난달 6일부로 재산을 행정안전부에 인계했고, 해병대사령관 관사 역시 지난달 29일부로 경호처에 일시 사용을 승인했다. 집무실 이전 강행으로 군인들 삶의 터전만 빼앗겼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軍 사기 저하 우려… 검찰처럼 집단표출 못해"
국방부 지하에 설치하는 새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도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이 취임하는 10일 이후 정상 가동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방부를 방문해 행안부 청사관리본부장으로부터 6월 중순까지는 국방부 지하와 현재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동시에 운영할 계획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국방부 각 부서가 합동참모본부를 포함해 5개 건물로 쪼개진 데 대한 우려도 많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국방부 일부 부서가 이동한 후암동 옛 방위사업청에 다녀왔는데 아직 시설보강 문제로 한 개 건물에는 입주를 못 했다”며 쉽지 않은 이사 과정을 시인했다. 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아직도 다섯 군데로 흩어지는 국방부 직할부대 배치에 관한 최소한의 계획도 없다”면서 “군인들이 (검수완박 국면의) 검사들처럼 (감정을) 집단 표출은 못 해도 속으론 사기가 많이 저하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 후퇴 지적에 '진땀'
이 후보자는 ‘병사 월급 200만 원’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추가 배치’ 등 윤 당선인의 공약들이 대거 후퇴했다는 비판에도 진땀을 뺐다. 그는 “최근까지도 200만 원을 주는 공약을 적극 추진하려 했지만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 점진적 증액 쪽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사드 추가 배치가 110대 국정과제에서 빠진 것에는 “후퇴라기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뀐 것”이라며 “L-SAMⅡ가 조기 개발되면 사드 대신 이것을 전력화할 수 있고, 반대로 10년 이상 걸리면 사드나 애로우3(이스라엘 요격체계)로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SAMⅡ는 우리 군 당국이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로 ‘한국형 사드’란 별칭이 붙어 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