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전쟁터 우크라 다녀온 이준석에 "오데사 좋다면서요"

[윤석열 정부]"전쟁만 아니면 가볼 만한 곳"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준석 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여당 지도부와 첫 공식 오찬 회동을 하고 “당과 정부가 한 몸처럼 움직이자”고 당부했다. 당면과제와 현안이 많았지만 이날 회동에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의 당내 갈등 국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새 정부 출범에 이어 6·1 지방선거를 치른 당 지도부에 감사함을 표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5층 접견실에 들어서자마자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며 “오랜만에 친정 식구들을 만난 것 같다”, “잘 지내셨느냐”고 친근함을 표했다.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이준석 대표에게는 현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는) 전쟁만 아니면 진짜 한번 가볼 만한 곳이라고 들었다. 오데사 이런 곳이 좋다면서요”라고 하자 이 대표는 “나중에 가보세요. 오데사만 안 먹히고 다른 데는 다 먹혔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참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관광지’를 언급한 것이다.


비공개 오찬에서 이 대표는 ‘한국의 방위산업체 공장을 세워달라’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우려를 참석자들이 나타내자 윤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 면밀하게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화물연대 파업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하는 사람이 노동에 반하는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오찬회동에서 박순애(교육부)·김승희(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 국회 원 구성 문제 등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 조율이 필요한 민감한 사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최근 ‘친윤석열계’인 정진석 의원과 이 대표 간 공개 설전으로 뒤숭숭한 당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돌아온 박성민 의원(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이 전화를 걸어 귀국인사를 하자 “(이 대표와 정 의원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당내 갈등 상황을 두고 “정치라는 게 늘 뭐 그런 거 아니겠나. 대통령은 국가의 대통령이지 무슨 당의 수장도 아니고 당 문제는 저는 그렇게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은 대통령 취임 한 달. 이 대표 취임 1주년을 맞는 날이어서 더욱 뜻깊은 자리라고 윤 대통령이 말씀했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갈비찜과 미역국, 생선구이로 구성된 도시락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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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