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 100% 확신”…조재연 대법관 “녹취록 ‘그분’ 나 아니다” 일축

조재연, 딸 아파트 제공 의혹도 부인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3일 충남 당진시 당신어시장에서 가진 ‘서해안의 중심도시 당진, 이재명이 만들겠습니다!’ 유세에서 청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장동 연루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은 윤석열 게이트”라며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범죄집단에게 종잣돈 마련하도록 수사해 놓고 봐준 게 윤 후보고 아버지 집도 팔았지 않느냐”며 “이건 검찰 게이트이고 윤석열이 몸통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20일 윤석열 후보가 과거 검사 시절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가 정씨에게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하자 정씨는 “죽죠.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긴 해. 윤석열은”이라고 했다.

이어 김씨는 “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정씨에게 “내가 죄가 뭐야? 문제가? 한번 물어봐 사람들한테”라며 “이재명한테 돈을 줬어? 내가 유동규한테 돈을 줬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봤자 니 돈 뺏어갈 거야, 형 돈 뺏어갈 거야. 검찰이 뺏어갈 수 있어, 없어”라며 “대신에 징역 사는 거는 뭐. 그까짓 징역 산다고 호랑이가 고양이가 되나”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토론 끝나고) 악수했는데 (윤 후보가) 잠깐 망설이시더라”라며 “계속 ‘그분’이 저라고 몰아붙였는데 현직 대법관이란 게 확실히 드러나 당황하신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에) ‘윤석열은 죄가 많은 사람’이라는 게 나오지 않느냐”며 “녹취록을 근거로 저를 공격하더니 자기에게 불리한 건 헛소리고, 유리한 건 근거가 되는 걸 보고 무슨 검사 출신이 그러시느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특검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 (특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선거 끝나고 특검해야 한다는 데 (윤 후보 측도) 동의하는지 한 번 물어봐달라”며 “반드시 누가 되든 끝까지 파헤쳐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은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이 현직 대법관으로 드러났다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공세했다.

반면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66·사법연수원 12기) 대법관이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조 대법관은 이날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영학 녹취록’ 등장하는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었다‘(한국일보 2월 18일 보도)라는 기사 출력본을 들어 보이면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조 대법관은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왜 갑자기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며 “저는 대장동 그분의 실체가 규명됐는지, 의혹이 해소됐는지 이런 부분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저는 여전히 대선을 앞둔 엄중한 시기인 만큼 그저 잠자코 있으려고 했다”며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했다”고 회견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조 대법관은 “엊그제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방송 토론에서 한 후보자가 현직 대법관을 직접 거명하면서 ‘화천대유 관련해서 지금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이 됐다’고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며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 김만배씨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있다는 그 누구와도 일면식, 일 통화도 없었다”며 김씨와 성균관대 동문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의심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조 대법관은 김씨가 자신의 딸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첫째 딸과 둘째 딸은 2016년과 지난해 각각 분가해 서울과 경기도 용인 죽전에 살고 있고, 막내딸은 본인과 함께 거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녹취록에서 김씨가 제공했다고 말한) 수원에 있는 아파트에도 전혀 거주한 적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면서도 녹취록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한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한 질문에는 “저는 녹취록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이름이 명백히 기재돼있는지는 모르겠다. 녹취록에 ‘그분’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 위에 누군가가 ‘조재연’을 가필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기억에 대장동 사건이 검찰에 접수된 것이 반년 가까이 되는데 그사이에 검찰로부터 단 한 번의 연락, 단 한 번의 문의 조사 요청도 받은 일 없다”며 “주민등록등본 제출 등 필요한 자료 제출은 대법원이든 검찰이든 어느 기관에서든 요청하면 즉시 공개하겠다.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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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