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카우트 대원의 해소되지 않은 ‘잼버리 불만’…그는 메인 행사도 보지 않았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11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마무리
경기장 바깥에서 만난 英 스카우트 대원 “한국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적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과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관중석 밖으로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각종 논란과 비판 여론 속에 부침을 겪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11일 폐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2일 출국 일정이 정해진 국가 파견단을 시작으로 세계 청소년 축제를 즐기기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158개국 4만여 대원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폭염 속 온열질환자 속출과 운영 미숙 논란 그리고 성범죄 피해 주장으로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이 조기 퇴영하는 등 그동안 갖가지 일이 벌어졌다. 특히 대규모 인원을 파견한 영국과 미국 스카우트가 열악한 환경 등을 이유로 개영식 나흘 만인 지난 5일 조기 철수한 데 이어 세계스카우트 연맹까지 중단을 권고해 ‘도미노 이탈’ 위기에 놓였지만, 다른 국가 대표단이 행사를 이어가기로 함에 따라 겨우 위기를 넘겼다.

우리 정부의 적극 지원과 야영장 상황이 안정되는 점 등을 들어 조기 퇴영에 동참하지 않았던 국가들의 결심과 의지도 태풍이라는 자연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결국 모든 대원들이 조기 철수하고 서울 등 지역으로 흩어지면서 행사가 ‘야영’이 아닌 ‘관광’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다행히 여러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우리나라를 더 잘 알아갈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물론 모든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에 만족하지는 않은 듯 했다. 특히 영국 대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보였다.


폐영식과 함께 메인 행사인 K-팝 슈퍼 콘서트가 열린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중년의 한 대원은 올해 대회 관련 정부의 ‘정책(policy)’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다. 흰 턱수염이 수북한 이 대원은 영국에서 왔다면서, 경기장 내에서 콘서트가 진행되는 두 시간 가까이 북(北)문 광장에서 연거푸 담배를 피워 댔다. 행사를 즐기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메인 행사 등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라면서도, 개영식부터 그동안 전반적인 잼버리 대회 흐름이 완벽하지 않아 어쩐지 흥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이 대원은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단번에 “NO”라고 답한 후 자리를 떴다.

이러한 답변은 영국 스카우트 연맹 맷 하이드 대표의 발언을 인용한 영국 BBC의 최근 기사와도 맞닿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드 대표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공개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철수를 결정한 이유로 그늘 부족·음식 미비·위생 열악·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4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에 이런 우려 일부를 되풀이해서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시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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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