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간호사들에게 짧은 치마 입혀…가슴도 튀어나오게...” 국힘 골칫거리 된 전광훈

극우 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언행으로 연일 논란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지난 16일 예배 당시 “나 돈 굉장히 좋아한다”, “500석 복지병원 짓겠다. 예쁜 간호사들에게 짧은 치마를 입히고 가슴도 튀어나오게 해서 성가대를 조직, 교인들이 천국에 갈 때 찬양토록 하겠다” 등 발언을 해 여론 뭇매를 맞았다.


의료인이 모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 발언을 간호사 성 상품화 발언으로 규정하고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료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보도에 따르면 전 목사는 16일 설교 중 간호사를 노골적으로 성적 상품화하는 심각한 발언을 했다”며 “간호사뿐만 아니라 여성을 폄하하는 심각한 문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목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전 목사 발언이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전 목사의 각종 실언은 여당인 국민의힘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란으로 국민에게 비치고 있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 목사와 친분을 가진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 여부를 놓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은 전부 천하 통일했다”는 김 최고위원 발언으로 촉발된 전광훈 목사와 관련한 논란은 국민의힘 원로급인 홍준표 대구시장의 상임고문 해촉이라는 결과로 돌아왔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최고위원 엄중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총선 승리를 위해 범보수 결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전 목사와 당의 결별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되레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해 “실제로 전 목사가 당내 영향력이 강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전광훈 리스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전 목사의 ‘결별’ 혹은 ‘절연’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전 목사가 현직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기에 당원권 정지나 제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이 아닌 자유통일당 대표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 목사는 여당인 국민의힘 차기 총선 공천권을 비롯해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한 강도 높은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다. 그는 전날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비를 천원씩 내는 당원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시기 바란다. 이것을 허용하면 신당 창당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즉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 등을 요구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선을 넘은 발언은 이어졌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이) 내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러분 때문에 대한민국을 북한에 내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유 우파,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연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당신들의 버릇을 고쳐주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까지 나서서 “(전 목사 발언이)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전 목사는) 그 입을 당장 좀 닫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미래통합당 대표 시절 전 목사와 광화문 집회 등에 함께 참석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할 때 본인(전광훈 목사)하고 상의해 달라고 했다”며 “그분(전광훈)은 본래 당이 다르다. 다른데 우리 당의 공관위원장을 왜 거기하고 상의하느냐. 그래서 말도 안 된다고 대꾸도 안 했지만 그런 잘못된 정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제가 같이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전 목사와의 빠른 이별을 위해선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김 대표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전 목사를 추종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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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