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국조계획서 제출 강행처리 시사
대통령실 등 정부 부처 20곳 조사대상 포함돼
주호영 "예산 처리 후 협의해서 하자"
하지만 여야는 여전히 현격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野) 3당은 국조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여당인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지만, 여당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야 3당은 오전 11시 국조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고 재차 국조 거부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진표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당이 국조 필요성을 주장하며 추후 직권상정 요청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 의장의 '결단'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김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모두발언에서 "과거에도 보면 국조를 하려면 특위 구성 후 실질조사를 하는 데까지는 사전의 질문답변 자료준비 등 과정이 일정한 기간이 필요했다"며 "여야가 24일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으로 합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여당의 참여를 독려한 셈인데, 야 3당의 압박 속에도 여전히 국조 거부 의사를 유지하고 있어 막판 김 의장의 협상력이 향배를 결정하는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김 의장의 중재에 앞서 민주당 위성곤·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를 찾아 국조 계획서를 제출하며 '강행 처리'에 시동을 걸었다. 계획서에 따르면 국조는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약 60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엔 예비조사 기간도 포함한다. 조사 대상기관에는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대검찰청,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등 최소 20곳의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이 포함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 후 국조'를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급적 합의해서 예산처리 이후 협의에 의해서 국조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여야의 현저한 입장 차가 계속되는 이유는 연말 정기국회와 내년부터 본격화할 2024년 총선 준비 국면에서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셈법이 작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경우 측근들의 잇따른 구속으로 리더십 위기에 처한 이재명 당 대표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국조를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조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여권 지지율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고위 인사 거취 문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