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해군이 4년 7개월 만에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해 오키나와 근처 공해상에서 해상훈련을 했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고 차원의 대북 무력 시위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공해상에서 한국과 미국 해군이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한-미가 미국 원자력 추진 항모가 포함된 훈련을 한 것은 북한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군사적 긴장이 높았던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 해군에서는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가하려고 하와이로 가던 상륙강습함 마라도함(1만4500t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7600t급),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이 이번 훈련에 참가했다.

미국 해군은 원자력 추진 항모 로널드레이건(CVN-76·10만t급), 순양함 엔티텀(CG-54·9800t), 이지스 구축함 벤폴드(DDG-65·6900t), 군수지원함 빅혼이 참가했다. 레이건 항모의 축구장 3개 넓이의 비행 갑판에는 전투기(F/A-18), 해상작전헬기(MH-60R),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 각종 항공기 70여대가 실려있다.

한-미 해군은 레이건 항모에서 열린 양국 지휘관 회의를 시작으로 방공전, 대잠전, 해상기동군수, 해양차단작전 등 다양한 해상 훈련을 통해 북한 도발에 대비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키웠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한미 연합방위능력과 태세를 나타내 보이고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 재래식 및 미사일방어 등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공약 재확인과 한-미 연합훈련 범위와 규모 확대 합의 등이 있었다.

현재 인도·태평양지역에는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CVN-72·10만t급) 등 미 항모 2척과 신형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7·4만5천t급) 1척 등 3척이 머물고 있다. 강습상륙함에는 F-35B 전투기 최대 20대를 실을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이들이 한반도 근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