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vs 尹...초반부터 추경, 방역 등 충돌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에 국민의힘이 소극적이라며 "불났으면 빨리 불을 꺼야지, 양동이 크기 따지며 나중까지 미룰 일이 아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윤 후보는 "여당이니 정부를 설득해 50조원 추경 보내라 했더니 겨우 찔끔 예산 14조원을 보내놨다"며 "민주당이 17조원 날치기 통과하려고 해서 저희도 일단 합의하고, 제가 차기 정부를 맡으면 나머지 37조원을 신속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정말 황당한데 재원을 만들어와야 하는데 기존 예산 깎아서 만들어오라 하니 못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반박했고, 윤 후보는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겨냥해 "여당 후보로서도 집권당과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는데 그렇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방역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며 "전세계에서 사망률과 감염률은 가장 낮고, 경제회복률은 가장 높다. 이런 점을 폄훼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본인은 마스크 잘 안 쓰죠? 부인도 잘 안 쓰더군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대구 사람들이 죽어 나갈 때 (윤 후보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신천지를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국가 방역에 가장 비협조적인 분이 방역 성과를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에 답변시간이 11초 남은 윤 후보는 웃으며 "이 후보 말이 작년부터 바뀌는 것을 보니까 오늘 선언하는 내용도 지켜질지 믿기가 힘들다"고 응수했다.
◆李 '김만배 녹취록' 낭독 "윤석열 죽어"...尹 "이재명 게이트 아니냐"
두 사람의 충돌은 윤 후보의 '정치보복' 논란과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 '대장동 게이트'로 이어지면서 파열음이 더욱 커졌다.
이 후보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경제 위기를 부른다"며 "(윤 후보가)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했는데 검찰을 키워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를 하면서 국민을 갈등시키면 민주주의 위기가 경제 위기를 부른다는 말씀에 동의하나"고 압박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내가 안 한 이야기, 거짓말"이라고 응수하고, "(이 후보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야기하는데,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 횡령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한다"며 "이것을 제대로 조사하고 엄정히 책임지는 것이 민주주의고, 사람들의 일할 의욕 북돋는 게 경제발전 기본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답변 대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녹취록이 담긴 패널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며 녹취록 내용을 읊었다.
그렇지만 윤 후보는 "제가 듣기론 녹취록 끝에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는데 그 부분까지 포함해 말씀하시는 게 어떠냐"고 맞섰다.
이 후보는 "거짓말을 하나. 허위사실이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냐"고 받아쳤다. 또 "지금까지 없는 사실을 막 지어내가지고 '카더라' 이런 걸로 사람 엮어 막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 죽고, 그래서 무죄 많이 나오고 그랬나? 대통령 하시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윤 후보를 몰아쳤다.
◆沈 "윤석열, 종부세 얼마?"... 尹 "까먹었다...종부세 폐지 아닌 재산세와 합칠것"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양강 후보를 때리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먼저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시가 30억원 정도의 집에 살고 있는데 혹시 종합부동산세를 얼마 냈는지 기억하느냐"고 질문했다. 윤 후보가 "몇백만원 내는 것 같다. 까먹었다"고 답하자, 심 후보는 "92만원 내셨다. 30억짜리 집에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이냐"고 윤 후보의 종부세 폐지 공약을 질타했다. 이에 윤 후보는 "종부세를 폐지한다는 것이 아니다. 재산세랑 합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심 후보는 이 후보에게도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 공약이 "MB(이명박 전 대통령) 때(747 공약)보다 허황된 것 아니냐"고 일침했다. 이 후보는 "심 후보가 제 정책 계획을 자세히 안 본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우리는 경제 성장을 해나가야 한다"고만 했다.
◆安, 尹 집중견제 "핀트 못잡는다. 고민 부족하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전문적인 질문을 물어봤다. 먼저 안 후보는 '금리인상과 확장재정'을 물었지만 윤 후보는 "재정 당국이 물가관리를 잘하고 코로나가 지나가면 재정지출을 줄여야한다"며 다소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핀트를 못 잡는 것 같다. 깊이 고민을 안 한 것 같다"면서 세입 항목을 명시한 코로나19 특별회계를 통해 확장재정과 재정건정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디지털 데이터 경제 공약'의 핵심을 물었다. 윤 후보는 "5G나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아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안 후보가 재차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후보는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도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면, 민간 관계자들이 들어오면서 절로 공공 데이터가 돌게 돼 있고, 특별히 보안을 요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부가 국가 전체의 데이터 플랫폼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 데이터 공개인데 윤 후보가 그런 부분에 대해 확실한 문제의식을 안 가진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또 빅데이터 기업과 플랫폼 기업은 완전히 다른데 윤 후보가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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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