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쪽 “명태균이 자신 있게 말한 2명은 이준석·오세훈”

▲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강혜경씨(맨 왼쪽)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도움을 줬다는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22일 첫 회의를 열고 명씨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공천 개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강혜경씨의 법률 대리인 노영희 변호사는 2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명태균 리스트’에 거론된 정치인 가운데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김영선 전 의원은 명씨 도움을 받아 여론조사도 여러번 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 작업을 했던 사례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명씨가 (자신의 덕을 본 정치인으로) 자신 있게 말하는 2명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었다”며 “나머지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깊숙하게 행동을 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전날, 명씨가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여론조사를 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포함한 전현직 정치인 2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 오른 당사자들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오 시장 쪽은 한겨레에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조사”라 했고, 박 지사 쪽은 “2018년 선관위에 신고한 조사를 의뢰한 것 말고는 없다”고 했다. 김 지사 쪽은 “대응할 가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이준석 의원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강혜경씨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것을 두고 “언급하는 것조차 코미디”라며 “그냥 자극적으로 이런 것이 문제라고 하는 건 ‘파일럿이 비행기를 착륙시켰으니 문제다’ 같은 이야기”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나경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도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과 김두관 전 의원, 여영국 전 정의당 의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당원 명부 유출’ 논란을 빚은 명씨와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관련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진상 조사를 시작했다. 유일준 감사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당이 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해서 당의 기강을 (확립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엄정한 조치나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두고는 “조사 범위는 늘어날 수 있다. 유동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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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