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 결제시스템에... "현지폰 없으면 물 한병 못사" 관광객 낭패

현지 폰 없으면 결제·예약 불가
유명 관광지도 현금·카드 안돼

▲ 중국의 한국인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지난 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관광객들이 중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수속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를 시행한 이후, 한국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결제 시스템의 불편함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유명 관광지에서 현금이나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관광객들은 중국의 핀테크 발전 덕분에 QR 코드 결제와 같은 첨단 결제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 관광객은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무인 점포와 식당에서 현금은 물론 비자와 마스터카드조차 받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물 한 병도 살 수 없어 거의 죽을 뻔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필수적인 중국 정부 앱 설치 과정에서 현지 전화번호 입력을 요구받고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결국, 그는 택시를 이용했지만, 기사조차 잔돈이 없다고 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둔황 ‘막고굴’을 방문하려 했던 대학원생도 현지 전화번호가 없어서 예약을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2800킬로미터를 날아와서 이곳까지 왔는데, 눈앞에 둔황을 보지 못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의 불만을 다룬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인들은 “외국인이 겪는 불편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다른 이들은 “한국의 결제 시스템이 후진적”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현금 사용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현지 상점들이 정부 지침에 소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IT 산업이 급격히 발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중국의 첨단 결제 시스템은 현지인에게는 편리할 수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큰 장벽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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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