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도 "러, 헤르손 철수하며 댐 폭파 후 우크라에 책임 전가 가능성"
1800만㎥ 물 저수돼 있어…폭파 시 80개 마을 홍수 수십만명 피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밤(현지시간) 연설에서 드니프로강에 있는 카호프카 댐에 러시아군이 지뢰를 매설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호프카댐은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탈환을 위해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카호프카댐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카호프카댐은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점령된 헤르손에서 드네프로강을 가로지르는 몇 안 되는 남은 루트 중 하나이다.
한편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이 헤르손 서부에서 철수하면서 댐을 폭파한 뒤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전가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카호프카댐이 파괴되면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대한 물 공급이 황폐화되고, 유럽 최대인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수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카호프카댐은 약 1800만㎥의 물이 저수돼 있다.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댐을 폭파한다면, 헤르손을 포함한 80개 이상의 마을에 홍수가 발생해 수십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댐이 파괴되면 북크름 운하가 "간단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1975년 건설된 북크름 운하는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 물 공급량의 85%를 제공한다.
몇몇 러시아 평론가들은 카호프카댐이 파괴되면 점령 지역이 최악의 타격을 입겠지만 우크라이나 통제 하에 있는 수십개의 공동체도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친 크렘린 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댐이 폭파되면 높이 5m의 거센 물결이 드니프로강 옆의 모든 마을들을 시속 25㎞의 속도로 쓸어버릴 것이라며 2시간 안에 헤르손시를 강타, 3일 간 광대한 지역을 범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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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