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한계 20여 명과 만찬 회동
윤-한 갈등 격화 속 ‘국민 눈높이’ 강조
윤 거부권 무력화 ‘캐스팅 보트’ 전략 해석도
한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지난 전당대회 당시 ‘팀 한동훈’ 텔레그램방에 참여했던 의원들,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 원외인 김종혁 최고위원 등 20여명과 3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했다. 만찬엔 계파색이 옅은 김재섭 의원도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송석준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한 대표 취임 뒤 처음이다. 만찬 시간과 장소는 비공개로 진행했는데, 애초 정했던 곳이 일부 기자들에게 알려지자 다른 곳으로 장소를 바꾸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가 중요하다. 국감에서 국민한테 우리가 와닿게 해보자”며 의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 대표는 “진짜 위기 상황이다. 보수가 진짜 어려운 상황”이라는 인식도 내비쳤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특히, 여권의 최대 리스크가 된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한 우려와 불만을 쏟아냈다. 한 만찬 참석자는 “국감 기간에 김 여사 관련 의혹이 뭐가 더 나올지 모르겠다, ‘김건희 특검법’에 마냥 반대하긴 어렵다, 단일대오로 뭉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번엔 막았지만 계속 뭐가 터지면 어떻게 방어할지 고민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용산이 변해야 한다. 야당이 재발의하면 지금까지처럼 당이 반대만 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컸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뭐가 나올지 모르니, 국감 기간에 제기되는 의혹을 지켜보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만 지금으로선 친한계가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수사 대상 가운데 하나인 김 여사의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은 자칫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천 책임자였던 한 대표한테 칼날이 향할 수 있는 탓이다. 친한계 한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을 받아들이면, 대통령실은 물론 당까지 모든 빗장을 열어주게 되는 것”이라며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 일이 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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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