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
“치밀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고 있다” 언급도
신 전 위원장은 8일 0시 30분쯤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섰다. 그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약 3시간 30분 가량 조서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과 만난 신 전 위원장은 “인터뷰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인사 등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상상해서 질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관련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그는 “가능성은 제로”라며 보다 분명히 답했다.
뉴스타파의 보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영향력을 미치거나 편집진의 결정에 참여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와 일종의 ‘용역 관계’로서 보도 이틀 전 녹음만 제공했다는 취지다. 다만 그는 뉴스타파로부터 ‘양이 너무 방대해 (보도와 관련해) 몇 군데를 한번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어느 부분을 짚어줬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김씨가 녹음 사실을 몰랐다며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사과해야 할 일”이라면서 “부동산 개발이라는 어려운 사안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 전문위원 직책과 관련해 “다른 분들이 볼 땐 뉴스타파가 언론사라서 언론인으로 보겠지만 제가 하는 일은 용역 제공이라 옛날과 같은 언론인이라는 인식이 부족했을 수 있다”며 “치밀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인터뷰 진행 무렵 김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지급한 1억 6500만원을 책 구매 대금이 아닌 허위 인터뷰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이 금액과 관련해서 신 전 위원장은 “책 형식을 띤 데이터베이스를 판 것”이라며 “그 정도의 가치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신 전 위원장은 2021년 9월 15일 김씨와 만나 대화를 나누며 이를 녹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이던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알선 브로커라는 의혹을 받았던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김씨는 녹음파일에서 자신이 조씨에게 박영수 전 특검을 소개했고, 박 전 특검이 윤 대통령을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특검은 당시 변호사로 활동했다.
뉴스타파는 전날 오후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대화가 담긴 72분 분량의 녹음 파일 원본을 편집 없이 전체 공개했다. 대부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법조계 인맥 자랑 등 김씨의 과시성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도 곳곳에 담겨있다.
신 전 위원장은 이 녹음 파일을 지난해 3월 4일 뉴스타파에 넘겼고, 뉴스타파는 이틀 후인 3월 6일 이를 보도했다.
검찰은 인터뷰가 이뤄진 뒤 6개월이나 지난 시점인 대선 사흘 전에 보도가 나온 것을 두고 선거를 앞두고 미리 기획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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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