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탱크, 러시아 내전 가나…바그너 용병 ‘쿠데타’ 징후 軍 발칵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러軍이 용병 미사일 공격”
“정의 실현할 것”…러軍 , 사실상 ‘쿠데타’ 간주
FSB, 프리고진 ‘선동 및 무력 봉기’ 혐의 형사고발
수로비킨 장군 등 러軍 수뇌부, 바그너 달래기 돌입
쇼이구 국방장관 소재처 추정 지역 탱크 진입
수도 모스크바 경계도 강화 “중요시설 보안 상향”
우크라軍 “상황 지켜볼 것”

▲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주 로스토프나도누시 남부 군관구 본부 근처에서 장갑차가 목격됐다. 앞서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수뇌부에 대한 무력 보복을 예고하며 이 지역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소재처로 지목했다. 2023.6.23 넥스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용병 기지를 미사일 공격했다며 “정의 실현”을 천명한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 이를 사실상 ‘쿠데타’로 간주하며 대응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날 러시아투데이와 모스크바타임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프리고진을 ‘선동 및 무력 봉기’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해당 혐의로 유죄 판결 시 12년에서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FSB는 또 바그너그룹 용병에 프리고진의 명령을 수행하지 말고 체포에 힘쓰라고 공지했다. FSB측은 “우리는 바그너 대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고, 러시아 국민에 대한 어떠한 강압적인 행동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또 프리고진의 범죄적이고 배신적인 명령을 이행하지 말고 그룰 구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수뇌부 중 프리고진이 유일하게 친분을 과시한 세르게이 수로비킨 세르게이 수로비킨 항공우주군 총사령관도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수로비킨 장군은 “그만두라. 적은 우리 내부 정치상황이 악화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국가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적의 손에 놀아나선 안 된다. 우리는 같은 핏줄이고 전사다. 무기를 내려놓고 자리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중장도 같은 취지의 호소문을 내며 바그너 용병 달래기에 나섰다.

앞서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소재처로 지목한 러시아 로스토프주 로스토프나도누시에는 현재 군경 인력이 비상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독립매체 바자는 로스토프나도누시 도심에 탱크 등 군경 차량이 배치됐으며, 경찰은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타스통신 역시 해당 지역 남부 군관구 본부에 대응 조직이 꾸려졌다고 보도했다. 도시 중심가의 교통이 통제됐고 장갑차와 경찰차, 제복 입은 군인과 경찰이 깔렸다고 했다.

당국의 공식 언급은 없으나 현지언론은 프리고진의 무력 도발 예고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타스통신은 또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보안 조치도 강화됐으며 국가 중요 기간 시설에 대한 보호 조치 강화도 시작됐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바그너그룹 캠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시작됐다.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러시아군 수뇌부에 대한 무력 보복을 예고했다.

이어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일격은 러시아 국방부 소행”이라며 관련 동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언급하며 “이 개자식은 저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국방부에 양보할 준비가, 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어떻게 나라를 계속 지킬 것인지 해결책을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2만 5000명의 병력이 있고, 이 나라가 왜 이런 총체적 무법 상태가 된 건지 알아낼 것”이라며 무력 대응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사실상의 쿠데타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프리고진은 “쿠데타가 아니다. 정의의 행진”이라며 “군 수뇌부에 의해 자행되는 악을 중단해야 한다. 마침내 러시아군에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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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