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남쪽 500㎞ 거리…보로네시에서 첫 전투 행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프리고진의 무장반란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러시아군은 24일 오후 보로네시를 지나 모스크바 쪽으로 북상하던 와그너 부대 행렬에 헬기로 사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로네시는 프리고진의 주력 세력이 통제하고 머물고 있다는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와 모스크바의 중간에 있는 도시이다. 모스크바에서는 남쪽으로 불과 500㎞ 떨어진 곳이다. 프리고진은 앞서 보로네시도 점령했다고 주장했는데, 보로네시 주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로이터 기자의 목격에 따르면, 트럭에 적어도 한 대의 탱크와 병력수송차를 탑재한 와그너 부대 행렬이 보로네시 시를 지나다가 러시아군 헬기의 사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프리고진의 무장반란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전투 행위이다.
공격받은 와그너 부대 행렬이 프리고진의 반란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세력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와그너 부대가 기동력 있게 러시아 전역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공격받은 와그너 부대가 프리고진의 반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세력이라면, 프리고진의 세력은 모스크바를 향해 신속하게 진격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날 오전 프리고진은 와그너 그룹이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러시아 남부군관구의 본부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로스토프나도누 시 도심에는 와그너 부대의 장갑차와 탱크들이 배치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날 비상 연설에서 로스토포나도누의 군사 및 민간 기능이 본질적으로 봉쇄됐다”며 이 도시와 주변 기지가 와그너 부대에 의해 점령 등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인정했다.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 남부에서 최대 도시이고 로스토프의 주도이다.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에서 약 100㎞ 떨어진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 남부군관구 사령부가 있다. 남부군관구의 제58통합군이 남부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의 반격 공세를 막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로스토프나도누에는 우크라이나 주둔 러시아군의 통합 사령부가 주둔하고, 병참을 관할하는 중요 요충지이다.
현재, 로스토프나도누 도심과 군 기지 등에서는 와그너 부대원과 러시아 정부군 사이에 전투나 충돌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프리고진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군 장교들과 얘기하는 장면의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다. 또, 로스토프나도누 도심에서는 와그너 부대원과 러시아 정규군이 거리에서 서로 얘기하는 장면의 사진도 보도되고 있다.
이는 와그너 부대원들이 로스토프나도누 진입할 때에 무장반란의 성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데다, 러시아 정규군과과 익숙한 사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 국방부는 이를 두고는 러시아 정부군이 와그너 그룹에 동조적이라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군 기지를 장악했다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전투원들이 장악했다는 비행장에서 비행기들은 “평소처럼 이륙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의 전투원들이 부대를 지휘하는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푸틴의 진압 명령이 실제로 발휘되면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와그너 부대원과 러시아 정규군의 마찰 없는 공존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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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