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상대 첫 손배소...남북연락사무소 폭파 447억원 청구

▲ 지난 2020년 6월 16일 오후 2시 50분쯤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평화 무드’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폭파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정부가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오는 16일 기준으로 완성되는 연락사무소 폭파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3년)를 중단하고 국가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4일 오후 2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로 발생한 국유재산 손해액이 연락사무소 청사 102억5000만 원, 인접한 종합지원센터에 대해 344억5000만 원이라고 집계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법률적으로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등 남북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남북 간에 상호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대한민국이고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정부가 사법기구에서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번 소송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공시송달의 방식에 의해 소송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송달이란 피고의 주소를 도무지 알 수 없거나 피고가 재판권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있어서 다른 방법으로 피소 사실을 알릴 수 없을 때 쓰는 방법이다. 북한이 끝내 소송에 응하지 않으면 정부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승소하더라도 북한에 손해배상 이행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정부도 소 제기의 목적이 손해배상을 당장 받는 것이 아니라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락사무소 청사는 원래 2007년 12월 준공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로 쓰이던 4층 건물이었다. 북한에 위치한 최초의 우리 정부청사다. 2010년 5·24조치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다시 폐쇄됐다. 옛 경협사무소 건물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연락사무소로 문을 열었다. 2020년 6월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폭파 지시를 시사하고 사흘 뒤 북한이 건물을 폭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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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