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이어 후쿠시마 선봉 섰다...이재명 옆 '시위대장' 박석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하자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시민단체와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8일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연 데 이어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대책단을 꾸렸다.

여권에선 민주당과 연대 전선을 펴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이른바 ‘광우병 사태’ 때도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사가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박석운 대표다. 서울대 법대 73학번으로 30년 넘게 진보 성향 시민단체에서 활동해 온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직업이 ‘공동대표’”라고 부를 정도다. 현재도 그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운동본부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등에서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이듬해인 2008년에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해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하다가 거리를 점거하고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민변 환경보건위에서 활동한 송기호 변호사도 2008년 당시 ‘광우병 안전지대 국민네트워크’를 발족시키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박석운 대표와 송기호 변호사는 지난 4월 12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도 발언자로 등장한다. 이들뿐이 아니다. 13일 중앙일보가 공동행동에 참여한 508개 시민단체(전체 783개 중 지역·지회는 제외)를 전수조사한 결과 195개 단체는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다.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한국YMCA연맹, 민주노총 등인데, 이들 단체 소속 인사들은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동행동에 이름을 올린 한국YMCA전국연맹과 시민모임독립은 지난 12일에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은 괴담 운운하며 일본 정부의 대변인 노릇을 할 것이 아니라 오염수 투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하는 등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박석운 대표는 후쿠시마 문제 이외에도 윤석열 정부의 각종 정책을 반대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국회 간담회를 열었는데 당시 이재명 대표 바로 왼쪽 옆에는 박석운 대표가 앉았다. 지난 2월 노란봉투법 개정을 촉구하며 박석운 대표 등이 국회 정문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할 때는 이 대표가 현장을 찾았다. 박 대표는 지난달 16일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추모제에서 “이태원 참사의 성역 없는 규명은 유가족의 절실한 염원인 동시에 사회적 참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회 공익 과제”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고(故)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추모 집회에선 “윤석열 정권의 퇴진과 노조 탄압 분쇄, 안전한 노동 환경 등을 이루기 위해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과거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서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여권은 이재명 대표와 박석운 대표의 인연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 재선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자신의 공약인 성남시립의료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의료원 초대 이사로 박 대표를 선임했다. 당시도 지역 정가에선 의료 분야 전문성이 없는 박 대표를 이사로 선임한 데 대해 의아해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석운 대표야 워낙 유명한 전문 시위꾼이니까 여기저기 다 등장해도 그러려니 한다”라면서도 “다만 이재명 대표가 박석운 대표와 어떤 인연이 있길래 이렇게 자주 행보를 같이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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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