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정계은퇴"까지... '돈봉투' 벼랑 끝 몰린 민주당

당내 불만 한 목소리... "세대교체 좋은 기회" 시각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 캠프에서 돈봉투를 뿌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낭패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대국민 사과와 송 전 대표 조기 귀국 요청이 나왔지만, 급한 불만 겨우 끈 수준이다. 연일 녹취록 보도는 끊이질 않고 있고, 국민의힘의 공격도 거세다. 그럼에도 당사자인 송 전 대표는 현재 체류 중인 프랑스 파리에서 오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것 외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미적대는 송영길, 다급해진 민주당

당내에선 계파를 떠나 한목소리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낙연계' 양기대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연히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을 해야 한다"며 "본인 선거캠프에서 일어난 일이고, 그 당시 캠프의 후보였지 않나? 그렇다면 법적인 책임 문제를 떠나서라도 일단 귀국해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 또한 "더 빨리 서둘러야 된다"고 했다.


'이재명계' 정성호 의원 역시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외국에 있는 것보다 들어오셔서 입장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당대회 하다 보면 대표가 그런 거 관여하고 보고할 시간이 제 경험상 거의 없다"며 "(돈봉투를) 주고받았다는 걸 알았다면 송 대표가 그걸 용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또 전체 액수가 9000만 원이 넘는지만, 봉투당 50만~300만 원 정도인 점을 볼 때 "실무자들 차비, 식대 수준"이라고 두둔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전에 송영길 대표가 부동산 거래 관련 의혹이 터졌을 때,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의혹이 불거진 상태에서 의원들한테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며 "기본적으로 신뢰가 흔들리면, 거기에 맞는 신뢰 회복조치를 해줘야 정당이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 지도부의 대응이 조금 안일한 것 아닌가"라며 "조금 더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우리가 그동안 과반수, 180석, 집권 이런 여러 가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일을 잘 못했다, 부동산 문제 때문에 무능했다고 심판 받은 것 아닌가. 여기에다가 부패했다. 근데 부패했는데 뻔뻔하다 이래버리면 저는 민주당의 미래가 없을 수 있다. 정말 이건 우리 당의 존립을 좌우하는 문제다. 이런 심각한 생각을 갖고 정말로 단호하게 대처해야 된다."

그만큼 당내에는 불안감이 깊게, 또 넓게 깔려 있다. A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이 넘어왔을 당시) '돈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혼자 들었지만, 이건은 언론보도로 온국민이 다 들었다. 이렇게 적나라하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B의원은 "현재까지 분위기로 봐선 송 전 대표가 안 들어올 것 같지 않나"라며 "그냥 사법처리만 생각해서 '수사 안 받겠다'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본인 앞날을 위해서라도 들어와야 한다

C 의원은 아예 "송 전 대표가 빨리 들어와서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게 맞다"며 "그렇게 해야 당도 정리할 수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는 "(이미 구속 기소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나 실무자들한테 떠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송 전 대표가 들어와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 일도 아니고 송 대표 개인 문제인데 일부 매체는 이재명 대표까지 엮으려고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