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충북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복수의 동석자에 따르면 김 지사가 마신 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폭탄주”라며 “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마신 술의 양은 족히 20여잔”이라고 주장했다.
또 “취기에 흥겹게 부른 노래가 두 곡이나 된다”며 “폭탄주를 수십잔 마시고 노래까지 부르는 간담회가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발생한 제천 산불 현장을 찾지 않고 술자리를 가져 지역사회 안팎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 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충주 시내 주점에서 열린 이 지역 민간단체 초청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고 ‘산불 중 술자리’ 논란으로 번졌다.
박 의원은 “그 시간 소방대원 등 공무원 200여명은 생명을 걸고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는데 김 지사는 참으로 나쁜 도지사”며 “김 지사는 산불이 난 와중에 술판을 벌였다면 도지사 자격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산불 발생 이튿날 A보좌관은 김 지사가 산불 현장에 가지 않은 경위를 확인하려는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술을 마시지 않고 물만 마셨다”고 주장했다.
이후 닷새 만에 다시 김 지사 측은 “자리를 뜰 때까지 한 잔을 다 마시지 못했다”고 했다가, 열흘 뒤에는 “한두 잔”으로 다시 정정했다.
해명이 바뀌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김 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올린 글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산불 상황에서 지사가 술판을 벌이겠느냐”며 “저는 그 시각 매뉴얼에 따라 움직였고 산불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언론과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산불이 났는데 본분을 망각하고 술판을 벌였다면 지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김 지사는 “제 명예를 위해 부득이 사법적 판단을 구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곧 법률가들의 조언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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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