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에 한 번 있을 집중호우… 지자체 책임 아냐"

2020년 첨단과학국가단지 침수 피해
광주지법, 손해배상 청구 기각

▲ ‘500년 만에 한 번 올 만한’ 폭우가 쏟아진 2020년 8일 8일 광주 북구 신안교 부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배수구 관리를 소홀히 한 것만으로는 ‘500년 만에 한 번 올 만한’ 폭우·침수 피해에 대해 지자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3부(부장 임태혁)는 광주 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2곳이 광주 북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0년 8월 당시 광주 북구가 배수로 덮개 개방을 제때 하지 않아 침수 피해를 보았다며 13억6,000만 원의 손해 배상 책임을 주장했다. 당시 광주 북구는 516.1㎜에 달한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많은 피해가 발생했고, 같은달 28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됐다.

원고들은 광주 북구가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예방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초작업 후 풀을 수거하지 않아 배수로가 막혔고, 이 때문에 산단이 물에 잠겨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 측의 침수 피해는 500년에 한 번 있을 정도의 집중호우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광주 북구 소속 공무원들의 과실이 있거나 배수로 설치·관리에 하자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제초 풀 수거에 대해선 “원고 측이 제출한 영상만으로는 제초 작업 후 풀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사업장 인접 도로에는 제초할 나무나 풀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배수로가 부유물 등으로 인해 막혀 있었다고 해도 영산강 자체의 홍수위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 이상 영산강으로 배수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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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