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억 거머쥔 이수만만 웃었다” 방시혁, 이수만 믿었다가 ‘낭패’

▲ 방시혁 (왼쪽부터) 하이브 의장, 이수만 SM 전 프로듀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손잡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나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결국 카카오에게 백기를 들었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포기했다. 조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카카오와의 경영권 대결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M 경영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수만 전 프로듀서만 믿고 경영권 확보에 나선 방시혁 의장은 곤란에 상황에 몰렸다. 많은 돈을 쏟아붓고도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만 막대한 돈을 거머쥐게 됐다.

하이브는 지난달 이수만 전 SM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사들인 상태다. 또 이 전 프로듀서에 약 1840억원 수준의 계약을 추가로 이행해야 한다. 결국 경영권도 갖지 못하고, 이 전 프로듀서에게 거액만 퍼준 셈이 됐다. 카카오가 SM을 인수하더라도 하이브가 이 전 프로듀서에게 약속했던 사항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12일 양사는 카카오가 SM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경영권 싸움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당초 발표대로 이달 26일까지 SM 주식 공개매수(15만원)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미 SM 주식을 사들여 4.9%를 확보한 상태다. 이번 공개매수로 35%를 추가로 사들여 총 3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하이브가 이에 대응해 추가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SM 주가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이 발목을 잡았다. 하이브는 카카오의 공개매수로 경쟁구도가 심화하면서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가장 큰 득을 본 사람은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됐다. 이미 경영권을 뺏긴 이 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지분을 넘기면서 프리미엄까지 챙겼고, 이미 4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거머줬다. 여기에 추가로 더 이득을 챙길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계약한 사항은 크게 네가지다. △이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 △남은 주식 3.6%의 매수청구권 부여 △이 전 프로듀서와 가족이 보유한 SM의 자회사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 지분 700억원 인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업에 10년간 100억원 지급 등이다.

하이브는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도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 카카오도 당초 2000억원대 계획보다 휠씬 많은 1조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해야만 했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편 경영권 분쟁 이후 SM 주가는 6만원에서 15만원까지 단기간 2배나 폭등했다. SM 주가는 최근 16만원을 기록했다가 지난 10일 14만7800원에서 마감하는 등 15만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적정 주가를 한참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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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