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KBS 수신료 '강제징수' 타당한가…여론수렴 나서

"현행 징수 방식,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제도"

대통령실이 공영방송 KBS의 수신료 강제 징수 방식이 타당한지를 두고 여론 수렴에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대통령실 홈페이지 국민제안 국민참여 토론 게시판에는 'TV 수신료 징수 방식(전기요금과 통합 징수) 개선'과 관련한 국민참여 토론이 시작됐다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대통령실은 민관 합동 심사위원으로 이뤄진 '국민 우수 제안 협의체'를 통해 선정된 주제를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 '국민제안' 제도를 운영중이다.


대통령실은 "수신료 통합 징수를 둘러싸고 소비자 선택권과 수신료 납부거부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지적 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처럼 공영방송 제도를 택하고 있는 프랑스(FTV)와 일본(NHK) 등에서 수신료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신료 관련 논쟁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기요금과 함께 부과되는 현행 징수 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고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제도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법 제64조에 따라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은 월 2500원씩 TV 수신료를 일률적으로 내고 있으며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한국전력은 KBS로부터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하고 있다. 이같은 수신료 통합 징수는 1994년부터 도입됐다.

대통령실은 "최근 대부분 가정에서 별도 요금을 내고 IPTV에 가입해서 시청하거나 넷플릭스 같은 OTT를 시청하는데, 전기요금 항목에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납부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국민제안을 통해 제기됐다"며 "지금과 같은 수신료 징수방식이 적절한지, 보다 합리적인 징수방식이 있는지, 나아가 수신료 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들려달라"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방송, 통신 환경이 바뀐 시대에서 공영방송 시청을 위해 수신료를 강제징수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것인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1월 한달간 진행됐던 '도서정가제 적용 예외(장기 재고 도서 자율 할인판매) 허용' 토론에 1903명이 참여했던 것에 비해 수신료 징수방식에 대해서는 이날 하루만 1741명이 토론에 참여해 의견을 남겼다.

게시글을 보면 "KBS 수신료 강제징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한다", "선택권 없는 비민주적인 KBS 수신료 폐지에 찬성한다", "소비자 선택권 자체를 없애는 강제징수를 한다"는 의견 등이 올라와 있다.

대통령실은 다음달 9일까지 한달 동안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관련 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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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