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보유 휴대전화 6대 압수…디지털 포렌식 작업 착수
6대 중 2대, 김성태 사용 휴대전화…1대는 한국서 사용한 것으로 파악
쌍방울 임직원, 지난해 휴대전화 교체…김성태도 교체 가능성
'대북 송금' 포함 2019년 주요 범죄 관련 기록 없을 수도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휴대전화에 김 전 회장과 쌍방울 그룹이 받는 혐의를 입증할 단서가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 수행비서 박모 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6대의 비밀번호를 풀어 본격적인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 압수된 핸드폰들은 삼성 제품으로 전해졌다.
해외 도피를 벌이다가 체포돼 지난 7일 국내로 송환된 박 씨는 검찰에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왔다. 검찰은 휴대전화 중 2대는 김 전 회장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1대는 한국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박 씨가 갖고 있던 휴대전화에는 증거인멸교사 등 김 전 회장이 받는 각종 혐의를 입증할 자료들이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김 전 회장을 비롯한 쌍방울 임직원은 지난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이 있어, 김 전 회장의 휴대전화도 최근에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대북 송금 등 2019년쯤 이뤄진 주요 범죄 관련 기록은 남아있지 않을 수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4월, 11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명목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그는 2019년 1월 17일 중국 출장 때 북측 인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을 통해 이재명 대표와 통화했으며, 대북 송금 과정도 이 대표에게 보고 된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반면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 진술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박 씨가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된 박 씨를 다음주 중 기소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최근 쌍방울로부터 2019년 전후의 자금거래 내용이 담긴 자료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서는 지난해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확보되지 않은 숨겨진 자료로,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가 국내로 송환된 뒤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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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