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질신문서 ‘대북송금’ 부인한 이화영에 고성
이화영, 대질 중단 요청한 뒤 조서에 서명도 안 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전날 오후 5시부터 9시30분까지 약 4시간30분 동안 대북송금 혐의를 받는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를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했다.
앞서 김성태 전 회장은 2019년 ‘이재명 방북 비용’, ‘경기도의 대북 사업 비용 대납’ 등 명목으로 800만달러를 밀반출해 북한 측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자신에게 먼저 대북 사업을 제안했으며, 대북 송금 과정 역시 그가 알고 있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조사에서 이 전 부지사는 이러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을 불러 4자 대질신문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 자체적으로 대북 사업을 진행하려 북한에 돈을 건넨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자, 김 전 회장이 “가족과 친인척, 회사 관계자 등이 이미 10명 넘게 구속됐다”며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고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1968년생인 김 전 회장은 1963년생인 이 전 부지사를 ‘형’이라 불렀다. 김 전 회장은 대질신문 내내 이 전 부지사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인 한편, “왜 형 입장만 생각하느냐, 우리 입장도 생각해달라”,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느냐”, “나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면 70세다” 등 호소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질신문에 참석한 방용철 부회장과 안부수 회장 역시 “김 전 회장이 경기도의 대북 사업 비용을 대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이를 부인하며 대질신문 중단을 요청하고, 신문 조서에도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질신문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 전 회장 사이에 전화 통화 여부를 놓고도 엇갈린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17일 중국에서 열린 ‘한국 내 기업 간담회’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통화를 하다가 자신을 바꿔줬다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전 부지사는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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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