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한미군, 중국으로부터 나를 지키는데 필요"

2018년 평양 방문한 폼페이오 미 CIA 국장 밝혀
"중, 티베트·신장처럼 한반도 다루려 미군 철수 원해"
문대통령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 참여 원했으나
김정은이 거부해 회담 53분간 자유의 집서 대기

▲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평양을 극비리 방문, 김정은(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들의 면담이 당초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인사를 넘어선 차원의 대화를 1시간 이상 나눴으며 "훌륭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날 당시 사진 2장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지만 중국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군이 떠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출판한 자서전에서 밝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또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3차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할애할 시간도 존경도 없었다. 그래서 그에 맞는 결정을 했다”며 판문점 회담 때 문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김정은을 맞이한 뒤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53분 동안 문대통령이 자유의 집에서 기다리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문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북미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이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그같이 밝혔다.

그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을 때 “중국이 늘 ‘주한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위원장이 크게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하자 김위원장이 크게 웃으며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치고 테이블을 쳤다. 김정은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에 미국인들이 있어야 하며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군 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썼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은 보호가 필요했다. 이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과소평가했다. 한반도에서 미국 미사일이나 지상 전력이 증강되는 것을 북한이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김위원장에게 협상을 타결할 재량권을 거의 주지 않았다. 북한 문제는 항상 중국 공산당과의 대리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는 평양 도착 때 마중나온 김영철 당시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환영 인사말도 없이 “우리는 50년 동안 풀을 먹었다. 앞으로 50년 동안 풀을 먹을 수도 있다”고 말해 “점심시간까지 기다리기 힘들다. 내 풀은 쪄서 줬으면 좋겠다
고 응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은 폼페이오와 만나는 동안 45분 간격으로 “중요한 전화”를 받으러 나가 담배를 피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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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