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검찰, 유동규에 놀아나" vs. 유동규 "다 진실로 가게 돼" 정면충돌

절친에서 돌아선 김·유 진실 공방 … 유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

▲ 김용(왼쪽 사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금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돌려준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에서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유 전 본부장은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측근으로 한때 의형제만큼이나 친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이 대선자금 전달 여부를 두고 정반대 주장을 펴며 진실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심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쪽(검찰)이 유동규의 진술에 놀아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바뀐 시점이 이달 8일이고, 그가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출소한 점을 거론하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회유에 ‘거짓 진술’을 한 대가로 석방됐다는 의심을 내비친 것이다.

변호인은 ‘김 부원장 측이 오히려 유 전 본부장을 회유하려 했다’는 검찰 주장에는 “그런 얘기를 해서 모욕적이라고 (심문에서) 말했다”고 했다.

반면 이날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공판이 끝나고 일부 기자를 만나 “저는 회유·협박 안 당할 사람”이라며 김 부원장 측 주장을 일축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정치자금을 줬다고 진술을 바꾼 이유에 대해 “심경 변화 같은 건 없다”며 “법을 믿고 그냥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며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여전히 (의혹을) 부인하는 분도 있다’는 질문에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며 “모든 분이 그렇게 해야 이건 정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좀 미련해서 숨길까 생각했는데 그것은 오히려 더 다른 속임을 만드는 것 같다”며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면 된다. 억울한 사람이 생겨도 안 되고 누명을 써서도 안 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젠 여야 혹은 어떤 정치 바람에 전혀 연관치 않는다. 정치 싸움에 더는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도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당국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계획인지에 대해선 “‘자살당한다’는 말도 나오고 별말 다 나오는데 ‘인명재천’ 아니겠나”라며 별도의 계획은 없다고 했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