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성남시장·경기지사 선거자금까지 수사 확대

구속된 김용 불러 조사..대장동 개발 비리서 대선자금으로 방향 전환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하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에서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돌렸다. 검찰은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 부원장과 공여자인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진술을 검증하며 이 대표 측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포함한 대선자금 전반과 과거 성남시장·경기지사 선거로까지 수사망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23일 김 부원장을 전날 구속 이후 처음으로 불러 피의자 조사를 이어갔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통해 지난해 4~8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구속 기간 동안 김 부원장을 상대로 자금 사용처와 이 대표 보고·지시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성남시의원 시절부터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와 유착 관계였으며 2014년 이 대표 성남시장 재선에도 개발업자들과 협력했다고 본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정치자금의 대가로 김 부원장에게 부동산신탁회사 설립이나 경기 안양시 개발사업을 위한 탄약고 이전을 청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가 공여했다는 8억여원의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수익으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하고, 안양시 박달동 스마트밸리 조성사업에 참여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과 함께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2014년 남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원장도 비슷한 시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정 실장은 성남시 정책실장이었고, 김 부원장은 성남시의원이었다. 검찰 수사 대상이 대선뿐 아니라 2014년 성남시장 선거와 2018년 경기지사 선거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가법상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새벽 김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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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