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후 동·서해 390발 포격으로 9·19 위반..인근주민 '긴장'

새벽 위협 비행·SRBM 발사에 이어 연이은 포격
尹대통령 "남북 9·19 군사합의 위반한 것"
연평도에서는 마을 방송..해경, 어선 대피 조치

▲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이 14일 새벽에 이어 오후에도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으로 포병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이은 무력 도발에 이어 하루 두 차례 포격이 가해지자 강원 동해안 접경지역과 연평도 주민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께부터 6시30분께까지 북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90여발, 오후 5시20분께부터 7시께까지 서해 해주만 일대 90여발, 서해 장산곶 서방 일대 210여발 등 총 390여발의 포병 사격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정된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이다. 군은 영해에 관측된 낙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포병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경고 통신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합참은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새벽에도 NLL 북방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 내에 포병사격을 했다. 오전 1시20분께부터 1시25분께까지 황해도 마장동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30여발, 2시57분께부터 3시7분께까지 강원도 구읍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40여 발의 포병 사격을 가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1시49분께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일본 방위성에서는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650㎞에 이를 것이고 정점고도는 50㎞로 추정된다는 탐지·분석값을 내놨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30분께부터 이날 0시20분께까지는 북한 군용기 10여대가 우리 군이 유사시를 대비해 북한 상공에 설정한 전술조치선(TAL) 아래로 내려와 위협 비행을 했다. 북한 군용기는 TAL 이남 서부 내륙지역에서 9·19 합의에 따라 설정한 비행금지구역 북방 5㎞(군사분계선 북방 25㎞) 인근, 동부 내륙지역에서는 비행금지구역 북방 7㎞(군사분계선 북방 47㎞)까지 접근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에서 북한의 포병 사격과 관련해 "남북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의 무차별 도발에 대해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강조했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자 강원 동해안 접경지역 주민들과 서해 북단 연평도 주민들도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평면사무소는 군 당국의 요청을 받고 이날 오후 6시30분과 오후 7시께 마을 방송을 내보냈다. 면사무소 측은 "현재 북한의 해상 사격으로 포성이 들리고 있다"며 "주민들은 놀라지 말고 자택에서 대기해 달라"고 안내했다.

해경도 군 당국으로부터 상황을 전파받고 이날 오후 연평도, 백령도, 소·대청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어선 130여척을 대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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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