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하고 한·미 관계 강화 방안을 비롯해 북한문제, 경제안보, 주요 지역 및 국제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특히 IRA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양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안다"며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기존 미국 측의 '우려를 인식한다'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보겠다'로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기에 그 이후에야 구체적인 해법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해리스 부통령은 필요 시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양국 정상 차원의 합의 사항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급장치에 '통화 스와프'도 포함돼 있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장치를 가동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간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리스 부통령은 이른바 윤 대통령의 뉴욕 '사적 발언'에 대해 "미국 측은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고, 런던과 뉴욕에서 이뤄진 만남에 대해서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두 사람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철통 같은 방위공약을 재확인했고, '7차 핵실험'과 같은 북한의 심각한 도발 시 한·미가 공동으로 마련한 대응조치를 긴밀한 공조 하에 즉각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내년도 한·미 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계획도 협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오늘 만남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라며 "지난 순방 기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에 논의한 현안에 대해 더욱 공고한 신뢰를 구축하고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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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