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비서실장 이례적 현안 브리핑..."대통령 나설 일은 아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에는 부처보다 센 청(廳)이 3개 있다"며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3개 청 중 가장 힘이 셀 지도 모르는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무부에는 (검찰을 담당하는) 검찰국이 있고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에 세제실이 있어 (국세청을) 관장하고 같이 협력하고 있다"면서 "경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은 민정수석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비서실장이 직접 기자들과 만나 현안을 브리핑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윤석열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김 실장은 "대통령께서 나설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경찰 조직) 기강에 관한 문제도 있고 하니까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 그런 곳에서 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평검사 회의는 놔두고 서장 회의에만 강경 대응하는 것은 불공정하지 않나'라는 지적에 "평검사 회의는 검찰 내부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검찰총장이 주재한 절차에 따라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지금은 치안 책임자들이 지역을 이탈해서 모였고, 경찰 지도부가 명확하게 시작하기 전에 또 도중에 해산을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전국 경찰서장 190여 명은 전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의견을 모았다. 4시간에 걸쳐 논의한 끝에 '법령 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경찰청 측은 "참석자를 엄정 조치하겠다"며 회의 개최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참석자들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경찰 일선에서 동요가 커지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인사권을 동원한 퇴행적 경찰 장악 시도"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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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