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헌법과 법률이 행안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경찰은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와 더불어 완벽하게 독립된 제4의 경찰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장관은 "(경찰국 반대)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며 사실상 경찰대 출신을 이른바 '쿠데타' 주동 세력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간단하게 넘길 일이 아니다. 단순 징계 차원을 넘어서 형사처벌까지 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경찰청 내부에서 해결될 문제"라며 행안부 차원에서 별도로 취할 조치는 없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행안부와 경찰청이 필요한 조치를 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과 행안부는 뒤로 빠지고 경찰청 스스로 주동 세력에 대한 '형사처벌'에 나서라고 한 것이다. 경찰청은 이미 서장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전국 경찰 조직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모이면 쿠데타냐"며 서장회의에 이어 팀장(지구대장·파출소장)회의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퇴직 경찰관 모임 '경우회'도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중립성을 저해한다"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여야 정치권도 여론전에 나섰다. 이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여야는 치열하게 맞붙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경찰 내 집단반발에 "민생과 무관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찰장악 관련 기구를 원내 태스크포스(TF) 수준에서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해 확대 개편하고 법률적 대응과 국회 내의 각종 현안 대응 등 다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도 불사할 계획이다. 당내 일각에선 탄핵 소추안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국무위원 탄핵은 전례가 없는 데다 '다수당의 독주'라는 여론 역풍이 불 수 있는 만큼, 실행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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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