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이른바 ‘국정원 X파일’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은 즉각 강한 유감을 표했고, 국민의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도 박 전 원장이 자신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얘기했다며 강력한 대처를 예고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0일 CBS라디오에서 “국정원이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의 존안자료인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며 “이를 폐기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X파일 작성 시기와 관련, “박정희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60년간 (보관돼) 있는 것이 메인 서버에, 또 일부 기록으로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박 전 원장은 하 의원과 있었던 일화도 공개했다. 박 전 원장은 “국회에서 ‘이것을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합니다’고 했더니 국민의힘 하태경 정보위 간사가 ‘자기는 그렇게 안 살았는데 원장님 왜 그렇게 말씀하시냐. 왜 제가 이혼당합니까’했다”며 “그래서 제가 ‘(하태경) 의원님 복잡하게 사신 분 아니냐. 공개할까’했더니 (하 의원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X파일’도 있다”며 X파일의 존재를 재확인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자료와 관련, “국정원법을 위반하면 내가 또 감옥 간다. 한번 갔다 왔으면 됐지 또 가겠느냐”며 “그러니 디테일하게는 얘기 못하지만 근본적으로 있다”고 답했다.

다만, 박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안 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내정보 수집, 정치개입 하지 마라’ 그러니까 서훈 전 원장이 국내정보 수집·분석 부서를 해체해버렸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박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원장 재직시 알게 된 직무 사항을 공표하는 것은 전직 원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앞으로 공개 활동 과정에서 국정원 관련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도 페이스북에 박 전 원장을 향해 “퇴임하시더니 소설가 됐다”고 반발했다. 하 의원은 “정권교체되고 나니 원장 시절 했던 부적절한 일들 때문에 매우 불안하신가 보다”라며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파장이 커지자 페이스북에 “저의 발언은 국정원의 예전 국내 정보 수집 활동 당시의 관련 문서가 정쟁에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이야기 한 것으로 평소 여야 국회의원, 기자들과의 간담회 등에서 말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