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옛 소련의 초대 최고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에 비유한 여당 의원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다 결국 청문회가 파행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김 후보자에게 질의 중 "(볼셰비키 혁명) 당시 레닌이 주장한 군주제 혁명·토지혁명·빵 혁명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혁명·경제혁명·복지혁명·평화혁명과 유사한 궤를 하고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에 이러한 (사회주의·공산주의) 사상을 가진 분들이 다수당 대표로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강 의원을 향해 "또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강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또라이라고 말하는 상스러운 분들하고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어떻게 레닌과 이재명을 비교하나"라고 비판했다.

결국 청문회는 파행했고, 산회하면서 자동 종료됐다. 국방위원회는 일정 협의를 거쳐 김 후보자의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與 "막말 강력 규탄" VS 野 "강선영 제명"

국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막말·욕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뒤늦게 자신들의 잘못을 인지했는지, 상호 간 유감을 표명하고 해당 내용을 속기록에서 삭제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는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와 품격을 저버렸고, 국회법에 따라 징계할 수 있다"며 "국회법 155조는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때 윤리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그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강 의원의 제명을 요구했다. 부승찬 의원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국민의 정당한 지지를 받은 동료 의원에게 윤 대통령이 그리도 좋아하는 단어인 '반국가세력'의 굴레를 씌웠다"며 "이는 주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 의원은 "250만 민주당원과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주신 유권자 1,478만 명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국회와 국방위를 비정상으로 만든 장본인을 즉각 제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