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전남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7라운드 목포FC전에 선발 출전한 강릉시민축구단 주장 박선주(32·강릉)는 전반 34분 헤더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친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다친 박 선수는 경기장 위에서 6분 정도 지혈과 응급치료를 받은 뒤 목포 기독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런데 박 선수는 구급차가 아닌 별도로 준비된 승합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구단은 구급차 이용을 요청했지만, 경기 감독관은 구급차가 경기장을 이탈할 경우 경기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며 예비용으로 대기하던 일반 승합차 이용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차량으로 목포기독병원으로 이송됐던 박 선수는 결국 구단이 직접 마련한 사설 구급차로 전남대병원까지 1시간 30분을 이동해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축구 팬들은 “응급처치가 왜 이러냐” “선수들 보호 좀 제대로 해라”는 댓글을 썼고 해설자 역시 “K3리그가 동네 체육대회도 아니고 전국 단위의 리그인데 이런 처리는 아주 아쉽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 선수의 아내는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승합차에는 부상당한 선수를 이송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심지어 뒤늦게 출발한 내가 해당 차량보다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 구급차라면 그렇게 늦어졌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선수의 아내는 인스타그램에도 “선수가 의식을 잃고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쳤는데, 심판이 경기를 중단할 수 없어 구급차를 못 불러준다니”라며 “선수 보호보다 경기가 중요한 건지. 사고 후 2시간이 넘어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게 있을 수나 있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K3·4리그 운영 규정에 따르면 홈팀은 경기장 내에 자동제세동기 및 산소호흡기가 준비된 응급 구조 차량 1대와 예비 차량(사무국 차량)을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구급차를 2대 이상 배치하는 것은 ‘적극 권장한다’고 안내돼 있다.
반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K1·2리그)에서는 최소 2대 이상의 구급차 배치가 원칙이다. 연맹도 당초 ‘응급 구조 차량을 배치해야 한다’고만 명시했으나 2021년부터 ‘2대 이상’이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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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