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이 오는 30일 개통한다. GTX A·B·C 전 노선을 통틀어 최초 개통이다. 수서~동탄 구간이 운행을 시작하면 버스로 90분, 차로 70분 걸리던 거리를 단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때의 20분은 열차를 타는 시점에서 종점까지 이동하는 시간 만을 의미한다. 승강장까지 가는 시간, 배차 간격, 환승 거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모두 출퇴근 시간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러한 요소까지 모두 고려한, GTX-A 이용객의 실제 출퇴근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지난 20일 GTX-A를 탑승하고 수서역, 성남역, 동탄역(구성역은 오는 6월 개통 예정) 승강장을 둘러봤다.
지하철 3배 속도…긴 배차간격은 아쉽네
기존 지하철과 GTX-A의 가장 큰 차이는 단연 ‘속도’다. GTX-A 차량의 최고 시속은 180㎞, 표정속도(역 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 속도)는 시속 100㎞다. 지하철 표정속도가 시속 26㎞(1호선)에서 40㎞(4호선)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배 정도 더 빠르다. 이날 수서역에서 성남역까지 걸린 시간은 7분, 성남역에서 동탄역까지 걸린 시간은 12분에 불과했다.
속도는 빨랐지만 승차감은 지하철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최고 시속에 근접해 달릴 때에만 KTX 등 고속철도를 타는 것 같은 진동과 소음이 느껴졌을 뿐이다. 열차 내 통신도 원활한 편이었다.
긴 배차 간격은 아쉬운 부분이다. GTX-A 수서~동탄 구간은 출퇴근 시간대(오전 6시30분~9시, 오후 4시30분~7시)에는 평균 17분, 그 외 시간대에는 평균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한 번 열차를 놓치면 수서~동탄 구간 전체를 운행하는 시간만큼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박진용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 GTX사업단장은 “해당 노선은 기존 SRT 열차와 철로를 절반씩 공유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배차간격을 단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공단 측은 GTX 운행 시간에 맞춰 주변 대중교통 운행 시간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 6번
GTX는 지하 40~50m 깊이의 ‘대심도’를 달린다. 주요 거점을 직선 노선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일반 지하철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대신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동탄역은 GTX 승강장이 지하 6층에 있어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만 6번을 타야 했다. 혼잡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성인 여성 걸음 기준으로 약 6분 정도 걸렸다. 수서역에서도 지하 2층 대합실에서 지하 4층 승강장까지 꽤 긴 길이의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해야 한다.
같은 선로를 공유하는 SRT와의 환승은 비교적 용이한 편이었다. 특히 동탄역은 GTX 승강장과 SRT 승강장이 서로 마주보는 구조로 지어졌다. GTX에서 내린 뒤 승강장 양끝에 위치한 개찰구로 이동, 미리 예매해둔 SRT 표를 태그하면 별도의 층간 이동 없이도 바로 환승할 수 있다.
환승역사인 수서역·동탄역과 달리, 성남역은 기존에 없던 역을 새롭게 지은 것이기 때문에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았다. 총 5개 출입구에서 승강장까지 거리는 3분 정도에 불과하다.
성남역도 판교·여주로 가는 경강선과 2분 이내 환승이 가능하다. 경강선 승강장과 GTX 승강장이 위아래로 위치해있기 때문에, GTX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한 번만 타면 바로 경강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하루 예상 이용수요 2만1522명
역사가 잘 설계되어 있더라도, 혼잡도가 높다면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거나 계획한 시간에 열차를 타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수서~동탄 구간 예상 수요는 하루 평균 2만1522명으로 추산된다. 오전 7~9시 첨두시간(피크타임)엔 승·하차 시 각각 4799명 정도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4개역 가운데서는 동탄역 이용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