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통계조작···김상조·김현미 등 11명 기소

125회 걸쳐 수도권 부동산價 고쳐
실제 거래가와 30%p 차이도
비정규직·소득분배 통계 조작 혐의도

문재인 정부의 국가통계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수현 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등 비서실과 정부 관계자 11명을 기소했다. 통계법이 제정된 이후 청와대, 정부 등이 정부 정책의 효과를 홍보하기 위해 조작한 최초의 통계법 위반 사례다.


14일 대전지검은 주택통계 등 국가통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실장과 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등 국토부, 통계청 관계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통계법상 사전보고가 금지된 주택통계를 미리 보고받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한국부동산원이 대중에 공표하기 전 대통령비서실에도 주 3회 미리 보고하도록 했다. 특히 주택 가격 변동률이 높다는 내용을 미리 보고 받으면 인위적으로 낮추도록 부동산원 임직원을 압박하는 방법으로 2021년 8월까지 125회에 걸쳐 수도권 지역 매매-전세가격의 변동률을 고쳤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통계법은 원칙적으로 통계의 공표 전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이어 미리 받은 주택통계를 보고 원하는 수치가 나오지 않으면 재검토를 지시하는 방식으로 변동률을 통제-승인하는 사전검열 체계를 구축다는 내용이다. 부동산원 임직원들은 이같은 사전보고가 부당하다며 12회에 걸쳐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는 부동산원 예산 삭감 등으로 압박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변동률 조작이 집중된 시기를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 전후로 발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9년 4월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두고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7회에 걸쳐 변동률을 고친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또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9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개월 간 28회에 걸쳐 변동률을 고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통계 조작으로 KB국민은행 실거래지수 지표와 부동산원 간 변동률 격차는 최대 30%p 격차가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세금 부과를 위해서는 공시가격은 실거래 가격과 유사하게 81%나 올리며 시장상황을 적극 반영했고 부동산원 주간 변동률은 실제 시장과 다르게 억눌러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선택적 산출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전 실장은 고용통계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 당시 비정규직 감축을 내세운 김 전 실장은 2019년 10월 비정규직 근로자가 되레 전년 대비 86만 명 가량 급증했다는 보고를 받고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 통계청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서술을 왜곡했다고 검찰은 보고있다.

김 전 실장 등은 비정규직 증가의 원인이 '병행조사'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병행조사 효과'를 기재하도록 지시했다. 병행조사는 2019년 국제노동기구(ILO) 고용형태 파악을 위해 경제활동조사와 병행한 조사다. 당시 최종 보도자료에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2018년에 비해 86만 7000명이 증가했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2018년 통계와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는 통계서술정보를 추가했다. 검찰은 통계 의미를 조작하기 위해 통계서술정보를 바꾸도록 위법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한 홍장표 전 경제수석비서관도 2018년 1분기 가구별 소득분배 불평등 수치가 높게 나오자 통계청 직원에게 개인정보가 포함돼 외부로 반출할 수 없는 통계기초자료를 제공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가 권력을 남용해 국가통계의 정확성과 중립성을 정면으로 침해한 사안"이라며 “국가통계를 보호할 필요성에 비해 처벌규정의 낮은 법정형과 처벌하는 행위 유형의 공백이 발견되어 입법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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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