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후보 낼까 말까…‘흥행’ 조국혁신당, ‘지민비조’ 흔들리나

‘비례대표에 집중’ 기본 방침 불구
창당 초반 지지율 선전 분위기에
‘지역구 출마도 고려’ 여론 급부상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세운 ‘조국혁신당’의 지역구 후보 공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일단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선거에만 집중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창당 초반의 지지율 흥행을 업고 지역구 출마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다.


11일 조국혁신당에 따르면 이 당은 이날 비례대표 후보자 접수를 마감하고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오는 18일 최종 비례후보자 명단을 발표한다. 조국혁신당은 “지역에서 여야 1대1 구도를 깨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례대표 선거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을 지난 3일 창당 당시부터 내세워 왔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조국혁신당은 비례투표 의향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거의 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추월하기도 한다. 조국혁신당은 초반에는 10석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최근에는 12석까지 목표치를 상향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황현선 당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국 대표가 지역구로 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지역구 공천을 논의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향후 논의를 해서 내보낼 만한 곳에 내보내는 것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주력하고 있는 것이 비례대표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역구·비례 문제에 대해서는 선거기획단과 공천심사단에서 회의를 진행해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원칙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공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초반 지지율 흥행과 함께 야권 인사들이 대거 몰려드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이날 조국혁신당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이규원 검사 등 5명이 공식 합류했다. 지난주에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합류하는 등, 창당 열흘도 안 된 시점에 공개적으로 입당한 인사만 20명이 넘는다. 당 사무총장·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를 제외하면 불출마를 전제로 한 입당도 아니다. 지역구 출마까지 검토해 달라는 목소리가 올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부딪히지 않을 만한 지역구는 현재로서는 대구·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없다시피하다. 따라서 조국혁신당 일각에서는 일단 호남 등지에 후보를 낸 뒤,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선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아 후보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 이재명 대표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는 지난 10일부터 “조국혁신당에서 지역구 공천을 하게 된다면 선을 넘는 것” “민주세력은 분열돼 어부지리로 국민의힘이 과반 달성할 것” “민주당 뒤통수를 치는 것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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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