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수수 의혹 영국, 홍콩 등 외신 연이어 보도… "영부인, 이미 과거 논란 상당해"
25일(이하 현지시각) 영국방송 BBC는 "한국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가 고가의 가방을 받았다는 논란이 여당인 국민의힘을 혼란 속에 빠뜨렸다"며 "일각에서는 이번 스캔들이 오는 4월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국민의힘)의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번 스캔들은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석 달 앞두고 불거지고 있다"며 "또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한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가운데 나왔다"고 전해 선거와 연계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방송은 "이번 사태로 여당의 당내 갈등도 불거졌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전 대표의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이 걱정할 부분 있다"고 발언한 것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김 전 대표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을 언급하며 내부 균열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간지 <타임> 역시 이날 해당 논란을 자세하게 다루면서 "2200달러의 고가 핸드백이 한국 정부 지도부를 뒤흔들며 윤석열 대통령이 속한 보수 성향인 국민의힘 내에 분열이 생기고,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지지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6일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의 디올 가방과 관련해 사과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영부인 김건희는 공무원 배우자가 미화 750달러 이상의 선물을 한 번에 받는 것이 금지돼 있는 가운데 고가의 가방을 받는 영상에 찍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여당은 가방을 준 목사를 비난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대중의 분노를 고려했을 때 현재 상황을 참아내고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계기 인터뷰를 가졌던 <텔레그래프>도 이번 논란을 자세히 다뤘다. 매체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그의 부인이 북한과 더 가깝게 지내자고 주장하는 목사로부터 디올 브랜드의 핸드백을 받는 장면이 촬영된 후 점점 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 씨가 선물을 받는 정황이 담긴 영상은 현지 언론에 의해 '디올백 스캔들'로 불리고 있다"며 "이 스캔들은 다가오는 4월 선거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보수적인 국민의힘의 노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일반인들은 '그래 함정일 수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가방을) 가져갔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함정 취재와 별개로 김 전 대표가 고가의 가방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타임>지는 "한국의 영부인은 얼마나 논란이 많은가? 그는 이미 과거 논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이번 가방 수수 의혹에 앞서 논문 표절 논란과 탈세 혐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논란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BBC 역시 "야당은 김 씨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오랫동안 비난해 왔다"며 "이달 초 윤 대통령은 이런 의혹에 대해 부인을 조사해야 한다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을 다루기도 했다. 방송은 "지난해 고속도로 건설이 땅값을 올려 김 씨 가족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