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아 김범수 창업자가 "카카오란 사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바꿀 각오가 돼 있다"며 쇄신 의지를 밝힌 카카오가 본업인 메신저 서비스에서는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톡'이 세계 최대 비디오 플랫폼인 구글의 '유튜브'를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1위에 올랐다.
12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자사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 알고리즘을 활용해 '모바일 앱 MAU(월간활성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기준 카카오톡의 이용자는 4092만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는 유튜브(4070만명), 네이버(3857만명), 크롬(3119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순위는 카카오가 각종 논란 속에서 경영 쇄신을 밝힌 가운데 나왔다. 카카오는 현재 스톡옵션 행사를 비롯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혐의에 따른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등이 겹친 상황이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전날 강력한 쇄신 의지를 밝히며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또 "'무료로 서비스하고 돈은 어떻게 버냐'는 이야기를 듣던 회사가 불과 몇 년 사이에 '골목상권까지 탐내며 탐욕스럽게 돈만 벌려 한다'는 비난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확장 중심의 경영 전략을 리셋하고 기술과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 메신저'로서 카카오톡의 영향력은 탄탄한 모습이다.
다만 2위인 유튜브와의 격차가 계속해서 좁혀지는 점은 고민거리다.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차이는 올해 1월 126만명, 3월 84만명, 5월 51만명 등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일상의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공유하고 24시간 뒤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숏폼 형태의 '펑' 기능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인스타그램의 인기 서비스인 '릴스'와 유사한 기능이다. 카카오톡은 또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끼리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인 '오픈채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별도 탭으로 신설했다.
카카오톡 외에도 다수의 카카오 계열사 앱들이 MAU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16위, '카카오 T'는 20위, '카카오맵'은 22위, '다음'은 31위, '멜론'은 43위 등을 차지했다. 이 중 20위를 차지한 카카오 T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플랫폼으로 1173만명의 MAU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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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