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이재명 응급실행 직후, 검찰 구속영장…여야 극한대치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단식을 해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째인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 직후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 상임위 일정을 거부했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아침 7시10분께 국회 근처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재이송됐다.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한 이 대표는 병상에서도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이 청구한 첫 구속영장이 국회에서 부결된 지 7개월 만에 두번째 영장 청구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2015년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이익을 챙기게 하고, 사업에서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게 얼개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19∼2020년 이화영(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은 “도주의 우려가 없는 야당 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것은 괴롭히기, 망신주기를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윤석열 검사 정권의 폭거”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내고,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면서 총력 대정부 투쟁 총력전에 나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브레이크 없는 폭주”라고 비판하며 “지금의 국정기조를 모두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대부분 거부하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국정쇄신과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하신 후 차분하게 만나 민생 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하자”면서도 “단식 탈출구로 내각 총사퇴, 국무총리 해임 주장은 의도 자체도 순수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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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