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 손자 이종걸 "백선엽 반역행위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홍범도기념사업회 부이사장 "관보마저 부정하는 장관이 반국가"
우원식 "홍범도 자유시참변 무장해제 논란 주장, 역사왜곡"

▲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최근 불거진 백선엽 친일 부정 논란을 두고 고 백선엽 장군은 친일로 다툴게 아니라 전쟁범죄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데 직을 걸겠다는 박민식 국가보훈부장관 주장에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성토하고 나섰다. 특히 백선엽 장군의 간도특설대 복무는 일종의 전쟁상황에서 독립군을 토벌 또는 학살한 행위라는 점에서 반역행위이자 전쟁범죄로 보고 전범재판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독립영웅 흉상 철거 반대 100만인 서명운동' 회견을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박민식 장관의 백선엽 장군 친일 부정론을 두고 “백선엽 장군은 간도특설대의 고위 장교 출신으로서 독립군을 토벌한 행위를 한 것은 거의 반민족, 반역행위”라며 “반역행위는 전쟁으로 인정되는 경우 전범으로서 처벌을 받아 마땅한 것이고, 그건 시효가 없다”고 규정했다.

이 전 의원은 “우리는 국제법적으로 전범으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당시 우리가 이미 대일항전을 선언한 이후였고, 광복군이 일본과 전투를 한 그런 전쟁 형태를 띄었기 때문에 간도특설대에서 토벌행위를 한 행위는 국가반역행위라고 봐도 옳다”며 “그런 반역 행위는 전범재판 방식으로 해서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과거 역사의 전범재판이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이뤄졌듯이 우리도 그런 재판을 해야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떳떳하고 버젓이 못하게 할 수 있고,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옳다”고 밝혔다.


백선엽 장군은 이미 별세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이 전 의원은 “(전범재판은) 죽은 다음에도 한다”며 “역사재판으로서 전범 반역행위의 경우 본인 삶과 죽음에 관계없이 역사적 재판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했는데 전범재판까지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부관참시가 아니냐', '현 정권이 홍범도 장군한테 하듯 똑같이 죽은 친일행위자까지 꼭 해야 하느냐'는 반론에는 어떤 견해이냐는 질의에 이종걸 전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같은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정치적 구호가 나오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역사적 재판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과거 뉘른베르크 외에도 여러 전범재판에서 이뤄진 사례를 참고하고, 세계적으로 규범화된 재판의 방식을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이 전 의원은 “간도특설대의 만주군 장교로서 독립군을 토벌하고 유격대를 학살했던 만주군 간도특설대가 임시정부의 군인으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군인들이 항일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선전포고한 내용을 몰랐겠느냐”며 “단지 국제적 정세, 약소국의 서러움 때문에 일본의 적극적인 전쟁 당사자로서의 인정을 못받았던 것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시 전시상황에서 간도특설대의 반민족 토벌행위를 반역행위로서 재판을 할 수 있다 없다를 우선 다퉈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범재판으로 역사적인 처벌을 하고, 주문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예전부터 요구해온 것이냐는 질의에 이 전 의원은 “난데없이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등 우리나라 국군의 뿌리이자 무장독립투쟁의 영웅으로서 육사에 계신 것을 잘못됐다고 하고, 그 자리에는 백선엽 같은 분을 세우고자 하는 목적이 나왔다”며 “반대에 부딪혀 그 목적을 감추고 있기는 했지만 백선엽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식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은 “2009년에 활동을 마감한 친일반민족행위자진상규명위원회에서 1006명의 중대한 친일반민족 행위자를 결정했는데, 백선엽 장군은 그 안에 포함됐다”며 “반민족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 관보에도 실려있는데, 국가보훈부 장관이 부정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반국가(행위)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이사장은 “특별법에 의해서 출범한 국가기구에서 친일반민족행위를 결정했는데 전문가도 아닌 국가보훈부장관이 백선엽장군에 대해 어떻게 친일행위한 적이 없다고 단언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뒤 백브리핑에서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 때 무장해제를 수용한 결정을 해 김좌진 지청천 등 다른 독립군과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육사생도들의 사표가 될 수 없다'고 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주장을 두고 “역사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반병률 교수를 비롯한 역사학계의 공통된 인식이나, 규명된 사실은 무장해제 과정에서 벌어진 소련 적군 공격에 굉장히 가슴 아파했고, 그것을 인근 솔밭에 가서 땅을 치고 통곡했다고 한 것이 남아있는 유일한 기록”이라며 “그것을 가르고, 마치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 가해자쪽에 참여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고 밝혔다.

이종걸 전 의원도 “당시 (홍범도 장군의 부대가) 적편에 서서 우리의 항일 무장군을 사살하거나, 피해를 줄 수 있을 만한 객관적 조건은 정반대였다”면서 “역사적으로 혹시라도 반대 편에서 소문을 냈다든지 하는 근거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으나. 그냥 우기기, 그냥 떼쓰기 방식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정설”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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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