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시대에)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고(故)백선엽 장군이 일제강점기에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는 것을 근거로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측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간도특설대 복무 사실 만으로 친일파를 규정짓는다면, 흥남시 농업계장직에 있었던 것만으로 친일파라고 비난해도 되느냐는 취지다.
박 장관은 "어떤 근거로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인가"라고 했다.
박 장관의 공세에 윤 의원은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라면서 "이는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오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그 점에서 박 장관 발언은 대단히 악의적"이라는 말도 했다.
윤 의원은 브리핑 후 기자들에게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박 장관도 윤 의원은 "국민의힘과 정부가 아무리 전직 대통령에 정치적 공세를 취해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 근거 없이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일제시대에 흥남시 농업계장직에 있었다는 주장은 그간 여러차례 있었다. 지난 2012년 12월 4일 경향신문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아버지 문용형씨를 고향에서 수재 소리 듣던 인물로 소개하면서 '함경남도 명문이던 함흥농고를 졸업한 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흥남시청 농업계장·과장을 지냈다'고 서술했다. 1920년생인 문 씨는 1936년 함흥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해 1940년에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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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