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한 줄도 몰라" 1000만원 긁은 시골 노인들…'공짜 안마'의 유혹

의료기기 체험 후 시중가 10배에 팔고 '철수'
식약처 "과대광고 단속·현장점검 강화할 것"

▲ A씨가 의료기기업체 H사로부터 구매한 건강기능식품. /사진제공= A씨 지인
노인들을 상대로 허위·과대광고를 해 거액의 상품을 불법판매하는 의료기기 체험·홍보관, 일명 '떴다방'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이를 적발하는 정부가 단속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의료기기업체 H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경남 진주시에 체험·홍보관을 마련하고 노인들에 무료로 온열매트와 안마기 등 의료기기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후 노인들에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을 시중 동일 기능의 제품 대비 고가에 판매한 뒤 운영하던 체험·홍보관을 없앴다.

80대 노인 A씨가 구매한 H사의 글루코사민 건기식은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45일분 기준 5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보통 글루코사민 건기식 30일분은 인터넷에서 수천원~수만원대에 판매된다. A씨의 구입 가격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H사는 2017년 12월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떴다방 단속 감시망에 적발된 적이 있다. 당시 식약처는 H사를 포함한 42곳을 적발해 형사고발했다. 고발된 곳들은 △식품이 질병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광고하거나 △건기식이 질병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거짓·과대광고하고 △의료기기가 효능이 있는 것처럼 거짓·과대광고했다. △공산품을 의료기기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도록 광고하기도 했다. 이후 6년여가 지난 현재에도 H사는 떴다방 불법영업을 지속해온 것이다.


A씨의 지인은 "진주시에 거주하는 80대 중반의 노인들이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건기식과 의료기기를 구매했다"며 "어떤 노인은 카드 돌려막기식으로 구매하라 해서 카드로 1개당 100만원에 물품을 구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들은 본인들이 떴다방에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 단속이 느슨해진 사이 시골 동네 노인들이 많이 당한 것으로 보이니 노인 갈취가 계속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식약처는 H사에 대해 거짓·과대광고 위반사항을 즉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떴다방 현장점검을 지속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매년 무료체험방 현장점검을 1000개소 이상 실시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4분기에 무료체험방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H사에 대해 관할 지자체를 통해 거짓·과대광고 위반사항을 즉시 점검하고, 해당 업체와 관련 있는 영남지역 체험방의 경우 올 4분기 현장점검 때 포함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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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