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묘지사지서 다락이 있는 이층 건물지 발견

▲ 묘지사지 중심 건물지 현황 (사진=문화재청 재공)
고려 시대 사찰유적인 강화 묘지사지에서 다락이 있는 이층 건물지가 발견됐다.

'고려사'에 따르면 묘지사는 1264년 왕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별을 향해 지내는 제사인 초제를 지내기 전 지냈던 사찰이다. 마니산 동쪽 초피봉 남사면에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묘지사지는 산 사면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평탄지 2곳으로 이뤄져 있다. 서쪽 계곡부에서 하단 평탄지로 진입하도록 설계됐다. 하단 평탄지는 마당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에 건물지가 직각을 이루도록 배치된 구조다.

문화재청은 "지난해에 상단 평탄지를 조사한 데 이어, 올해 하단 평탄지 등 사역 전반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건물지는 모두 3동이 확인됐다. 대규모 중심 건물과 생활시설을 갖춘 부속 건물로 구분돼 있다.


상단 평탄지에 있는 북쪽 중심 건물은 경사 지형을 이용한 다락집 형태 건물지다. 위에는 대규모 난방시설을 갖춘 방과 누마루가 설치됐다.

난방시설은 방 양쪽에 설치된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화기가 방 전체를 'ㄷ' 형태로 회전하면서 건물 북쪽으로 각각 빠져나가는 구조다.


이 온돌방에 잇대어 누마루가 설치됐다. 누마루 아래에는 별도 건물 공간으로 활용된 것도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는 13세기 방 전체에 깔린 전면온돌의 온전한 형태를 갖춘 귀중한 자료로서 주목된다"며 "이와 같은 다락집 구조는 지금까지 동 시기 유적에서 확인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고려시대 건물 구조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라고 평가했다.

또한 하단 평탄지 동쪽에 나란히 자리한 부속 건물지 2동에는 내부에 아궁이와 부뚜막, 온돌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이 건물지들은 한 지붕 아래에 부엌과 온돌이 있는 여러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이는 생활공간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차맷돌, 벼루, 찻잔을 비롯한 다양한 도자류, 다량의 평기와가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 유물들로 미뤄보아 묘지사지는 고급청자와 차 문화를 향유한 상위계층이 강도시기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이전까지 운영했던 사찰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오는 29일과 30일 묘지사지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공개 현장에는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27일 국립문화재연구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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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