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하 'KCA')이 실시한 정보통신기사 필답형 시험에서 문제와 답안이 함께 기재된 채점위원용 문답지가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실수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험은 당초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고 수험생들은 시험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KCA는 29일 2023년도 정보통신기사 2회 실기시험을 전국 지역 시험장에서 실시했다. 이날 시험에 접수한 인원은 총 700명이었고 응시인원은 500여명으로 전해졌다.

시험지 오배부 사건은 이날 오전 10시 시작 예정이던 필답형 실기시험 과정에서 일어났다. 시험지를 받은 수험생이 인쇄 상태를 확인하는 중 답이 함께 적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잘못 배부된 시험지는 회수됐고, 수험생들은 다른 문제로 이뤄진 예비 시험지로 시험을 치렀다.

시험지를 회수하고 예비 시험지를 재배포하는 소동이 벌어진 탓에 시험은 1시간 지연된 오전 11시에야 시작됐다. 그러나 다른 고사장과 달리 서울 구로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답을 지운 상태로 재배포한 종전 시험지로 시험을 치러야 했다.

구로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A씨는 "답이 적힌 시험지가 배포됐을 때 수험생 중 일부가 답을 봤을 가능성이 있고, 고사장 한 곳만 문제가 다른 시험을 본 것은 난이도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수험생들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KCA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재시험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KCA는 30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한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대책반을 구성해 시험시간 지연에 따른 응시자의 불편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해 응시료 환불 등의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들이 제기한 공정성 문제에 대해 KCA 관계자는 "새로 배부된 예비 시험지 역시 출제 범위 내 문제들로 구성돼 난이도 차이는 없었다"며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여서 수험생들의 시험 결과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시험 재시행 등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시험의 실기 합격 기준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다.

정보통신기사는 정보통신 관련 공학적 이론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 시스템의 설계, 구축, 운영 및 유지보수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데, 기사 자격증 시험에는 주로 대학에서 전자통신공학, 정보통신공학 등 관련학과를 전공한 이들이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