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맨해튼’ 만들어진다…최고 70층 아파트까지

제2세종문화회관 개발 착수
여의도 공원·한강공원 연결
문화콘텐츠 소비 중심지로
크루즈항 2026년 새로 개항

서울시가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을 위한 디자인 공모에 들어갔다. 이를 필두로 여의도공원 일대를 전세계가 주목하는 복합콘텐츠 소비 핵심지로 만들겠다는게 서울시 구상이다.


여의도 노후화된 재건축 단지를 최고 60~70층으로 새로 올리는 내용의 정비계획안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여의도의 상징인 금융 산업과 ‘더현대 서울’로 대표되는 유통시설, 초고층 재건축 사업이 조화를 이루며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부동산 프로젝트 진행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조성을 위한 디자인공모에 들어간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디자인공모는 여의도 한강변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짓고 여의도공원과 한강공원을 통합해 이곳을 대중문화 콘텐츠 소비를 폭발시키는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함부르크 엘베강변에 위치한 ‘엘프필하모니’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수변공간을 획기적으로 변신시킨 대표 글로벌 프로젝트로 꼽힌다.

그동안 여의도는 한강을 낀 천혜의 입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업을 축으로 하는 고층 오피스 빌딩이 줄지어 들어섰지만 수변공간과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에는 소홀해 고립된 공간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꺼내든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등 프로젝트는 여의도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야심찬 시도다. 금융산업을 축으로 한 여의도에 관광·문화산업 인프라를 대거 보충하려는 복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국 뉴욕 맨해튼은 글로벌 금융중심지면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대표 문화공간”이라며 “이를 벤치마킹해 여의도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여의도에 2026년 ‘서울항’을 개항하고 서해를 오가는 크루즈선이 한강에 정박하도록 아이디어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의도에서 출발한 크루즈는 군산, 목포, 제주를 오갈 전망이다. 향후 세관과 출입국 관리 시설을 넣으면 국제관광도 가능해진다. 초고층 건물 외에는 크게 볼 것 없던 여의도 문화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보강되는 것이다.

때마침 지지부진하던 여의도 재건축 일정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안’ 열람 공고를 시작하고 여의도 아파트가 재건축 할때 최고 200m, 최대 용적률 800%까지 올릴 수 있게 했다. 재건축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여의도 대교·광장·공작 등 아파트에서 재건축 속도를 내고 있다.

공람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지구 내 12개 단지를 9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용도와 높이 규제를 완화했다. 건물 높이를 200m까지 올리면 최대 70층까지 올릴 수 있다.

용적률을 늘려준 반대급부로 각각의 재건축 단지는 시민을 위한 기부채납을 내놓는다. 외국인학교와 핀테크랩 등 신규 교육·금융 공간이 추가로 나오게 된다. 이를 통해 여의도 산업 인프라는 더 탄탄해질 수 있다. 양질의 글로벌 교육공간이 추가되며 외국인이 자녀를 데리고 와 일할 수 있는 아시아 금융 허브 기능이 강화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여의도를 세계 5위권 국제 금융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게 서울시 복안이다.

여의도 내 ‘더현대 서울’, ‘IFC몰’ 등 대형 상업시설은 이미 여의도 주말 풍경을 바꿔놨다. 과거 여의도는 직장인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는 텅빈 거리로 썰렁했지만, 이제는 서울 전역에서 차를 몰고 찾아오는 핵심상권으로 거듭났다. 여의도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의도 직장인은 목동 등에 집을 두고 출퇴근하는걸 선호했지만 여의도에 대형 호재가 잇따르며 여의도를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며 “여의도가 서울 강남 못지 않은 핵심 주거입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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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