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남부 폭우 현실화하나…엘니뇨로 지구적으론 폭염 우려

싱가포르 등 동남아 폭염 시달려
미 국립해양대기국, "5~7월 엘니뇨 시작" 관측
세계기상기구(WMO)도 "'3년간 라니냐'에서 올 하반기 엘니뇨로 전환"
한국 기상청, "엘니뇨 때 7월 기온 낮고 강수량 늘어"

▲ 싱가포르 관광지 모습. 연합뉴스
올 여름 전 지구적 이상 고온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엔 7월 폭우 발생 걱정이 나온다.

싱가포르 신문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싱가포르 국립환경청(NEA)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최고 기온이 37℃에 달했다고 밝혔다. 40년 전인 1983년 4월 기록한 역대 최고 기온과 같고, 5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에선 일반적으로 연중 5월이 가장 덥다. 앞서 싱가포르 기상당국은 최고 기온이 3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보한 바 있다. 하지만 5월 중반도 안돼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난 건 싱가포르만이 아니다. 태국·방글라데시·인도·라오스·미얀마 등지의 기온이 이미 4월 40℃를 넘었다. 


태국 북서부 탁지역 기온이 4월14일 최고 45.4℃를 기록해 태국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베트남 역시 이달 초 44.1℃까지 올라가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미얀마도 4월 말 중남부 기온이 43℃에 달했다. 58년 만에 해당 지역 최고 기온 기록이다.

동남아시아 폭염이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 유수 기상관련 기관의 경고와 점점 닮아가면서다.

앞서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이달 11일(현지시간) 적도 부근의 태평양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간급 엘니뇨가 5~7월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NOAA는 엘니뇨가 올 7월까지 발생해 북반구 겨울까지 지속될 확률을 82%로 내다봤다. 지난달 관측치(60%)보다 22%포인트 올랐다.

엘니뇨는 ‘태평양 감시구역(남위 5°~북위 5°이고 서경 120~170°인 구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 평균으로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도 이달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2020년 9월 발생해 3년 가까이 지속한 라니냐 현상이 종료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에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커지고 있고 이는 지구 기온 상승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엘니뇨와 반대 현상을 말한다.

WMO에 따르면 엘니뇨와 온실가스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 2016년이 기록상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였다. 올해 엘니뇨가 다시 찾아오면서 이와 비슷하거나 더 심화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WMO의 분석이다.

엘니뇨는 보통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지구 기온 상승과 함께 여러 기상이변을 만들어낸다. 미국 남부와 아프리카 대륙 동부에서는 폭우를 유발할 수 있고 호주·인도네시아·남아시아 일부 지역엔 극심한 가뭄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 여름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기상청이 내놓은 ‘2016 엘니뇨 백서’에 따르면 엘니뇨 발달 시기 여름철(7월 중순~8월 중순)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대신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은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기상청은 앞서 4월 24일 ‘3개월 전망(2023년 5~7월)’에서 “세계 각국의 엘니뇨·라니냐 전망에 따르면 라니냐가 최근 중립상태로 전환됐고 예측기간(5~7월) 동안 엘니뇨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엘니뇨가 나타나면 우리나라 남쪽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될 수 있다”면서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