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돈봉투 수수 의혹' 의원 명단 돌자 직접 확인 전화

명단 거론 의원들 "악의적 허위 사실…고발 조치"
'돈봉투' 당내 파장 촉각…宋, 22일 조기귀국 여부 밝힐 듯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의혹 연루 의심 명단에 오른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인한 파장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직접 물밑 파악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李, 지라시에 확인 전화…의원들 "법적 조치 할 것"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최근 돈을 받았다고 언급된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사실 여부를 묻고 해명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지라시'에 거론된 A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주 일요일(16일) 이 대표에게 전화가 와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월요일(17일)에 최고위원들과 송영길 전 대표 관련 최종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며 "그러면서 항간에 돌고있는 지라시 명단을 언급하며 실제 돈을 받았는지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A의원은 이어 "결백하다는 것을 대표에게 잘 말씀드렸다"고도 덧붙였다.

명단에 언급된 B의원도 같은날 이 대표로부터 사실 관계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B의원은 이 대표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항변한 뒤, 출처를 알 수 없는 명단이 돈 배경에 대한 진상 파악에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C의원도 이 대표로부터 직접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 등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 대표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본인의 억울함을 호소한 사례도 있었다. 당 지도부 소속 D의원은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자신이 언급된 지라시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고 한다. D의원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당시 회의 자리에 없던 E의원 역시 돈을 받지 않았다"며 당 대표에게 대신 해명해줬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 의원들은 명단이 돈 것에 대해 '악의적인 허위 사실'이라며 최초 유포자를 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돈 봉투' 파장 촉각…宋, 22일 자진 귀국 여부 밝힐 듯


'돈봉투'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직접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데에는 이번 파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송영길 전 대표와 통화한 뒤 다음 날 오전 전격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공개적으로 송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한 바 있다. 그동안 검찰 수사를 '정치적 기획수사'라고 비판해왔는데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관련 의혹이 증폭하자 곧바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작 송 전 대표가 당의 요청에 즉답하지 않고 22일 프랑스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시간을 끌자 당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의원들은 잇따라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내 최대 모임 '더미래'와 초선모임인 '더민초'에선 성명을 내 송 전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과 윤영찬 의원도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과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출당·탈당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할 의사가 없을 경우 탈당 조치까지 검토하는 분위기다. 당의 한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조기 귀국을 선언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언급하긴 이르지만, (귀국하지 않을 경우)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19일 파리에서 출근길에 현지 취재진들과 만나 "22일 (기자회견) 장소가 오늘 중 섭외되면 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표명했다. 조기 귀국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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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